2015년 4월 1일 수요일

존 스토트가 이 세대의 그리스도인을 향해 던진 메시지

온전한 그리스도인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을 향한 5가지 요청
존 스토트 지음|한화룡 옮김|무선 144면|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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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그리스도인은 어떤 사람인가?

존 스토트는 20세기 영국 성공회에서 존경받던 복음주의 목회자로서, 설교와 저술을 통해 한국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잘 알려지고 사랑 받아 온 저자다. 이 책 「온전한 그리스도인」은 1980년 영국에서 개최된 그리스도인 의대생을 위한 국제 대회에서 그가 강의한 내용을 번역하여 출간한 것이다. 140쪽 정도의 짧은 분량인 이 책에서 그는 인격, 소명, 참여, 윤리, 선교라는 다섯 가지의 주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실 이 주제는 한데 모여 ‘온전한 그리스도인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곧 온전한 그리스도인은 균형잡힌 인격을 지니고, 주님이 주신 소명에 적극적으로 응답하여 사회적인 책임을 감당하며, 윤리적으로 세상과 구별되는 삶을 살고, 소망을 잃어버린 세상을 향해 선교적인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인 것이다.

 
인격, 소명, 참여, 윤리, 선교

존 스토트는 이 뚜렷한 핵심 주제를 특유의 간결하고 명확한 어투로 서술해 나간다. 먼저 인격을 다루면서 그는 통합성(integrity)을 강조한다. 이는 곧 우리의 전 인격이 예수님의 주되심을 중심으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지성과 감정, 의지의 세 측면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은 우리의 지성과 감정과 의지를 예수님의 주권적인 사랑의 통치, 곧 주되심 아래 복종시키는 것이다.”(p. 35)

이어 그는 직업과 소명을 논한다. 소명에 관해 스토트가 강조하는 것은 어떤 일을 할 것인가보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부르시며, 각자가 처한 삶의 자리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그분의 나라를 섬기도록 부르신다. 우리의 직업적인 활동 역시 하나님의 영광과 세상의 유익을 위한 섬김의 활동이 되어야 한다.

세 번째로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을 논하면서, 스토트는 우리가 복음적인 입장에서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역설한다. 그에 따르면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구원자일 뿐 아니라 창조주로서, 세상에서 그분의 정의가 이루어지는 일에 관심을 갖고 계신다. 더욱이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기에 존귀하며, 따라서 우리는 모든 인간이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삶을 살도록 돕고 보호해야 한다. “모든 남자와 여자 그리고 어린이들이 본질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며, 그러기에 그들은 섬김을 받아야 하고 착취당하지 않아야 한다.”(p. 82)

또한 그리스도께서 이 고통 받는 세상에 성육신하셔서 사람들을 고치고 돌보시며 위로하신 사실은 우리 역시 주님을 따라 똑같은 일을 행해야 할 이유가 된다. “예수님이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결합하셨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p. 86) 예수님은 우리의 구원자이실 뿐 아니라,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삶을 다스리는 주님이시다. 그리고 교회 역시 지역 공동체 안에서 복음적인 선을 증진시키는 일에 힘써야 한다.

이어 그는 윤리의 문제를 다룬다. 스토트는 여기에서 그리스도인의 ‘구별됨’을 강조한다.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된다는 것은 나머지 인류와 구별되어 하나님의 고유한 백성이 된다는 뜻이다.”(p. 100) 우리는 세상과 구별되는 기독교적 믿음을 견지하면서도, 그 세상을 복음으로 비추기 위해 그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기독교가 요구하는 의와 거룩은 내면의 문제로, 우리 자신의 노력으로 성취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 위해 먼저 성령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토트는 선교의 문제를 다룬다. 그에 따르면, 기독교의 선교는 하나님의 본질과 성품에 뿌리내리고 있다. 곧 하나님 자신이 자신을 알리시기 원하시는 선교적 하나님이시라는 것이다. 선교의 사상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 전체에 걸쳐 나타나며, 교회로서 우리는 그 부르심을 받들어 적극적으로 선교 활동에 나서야 한다. “교회는선교다. 교회는 증거하고 섬기기 위하여 세상으로 보내진 하나님의 백성이다.”(p. 139)

 
이제는 안식하고 있는 스토트가 우리에게 남겨 준 교훈

나는 약 15년 전 존 스토트의 책 「기독교의 기본 진리」를 통해 그를 처음으로 접했던 것 같다. 나는 존 스토트가 늘 건전하고 건강하며, 기본에 충실한 기독교 신앙을 대변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마치 영국에서 좋은 신앙 교육을 받고 자라난 모범생이자 신사를 대하는 느낌이었다. 참 멋있어 보이기도 했지만, 때로 내가 처한 혼란스럽고 부서진 현실을 마주하며 그는 마치 다른 세계에 속한 것같이 여겼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그에게 거리감을 느끼거나, 그의 말이 잘 와닿지 않다고 여겼던 때도 있었다. 이해되지 않는 혼란 속에 처한 나에게 그의 말은 적용되기 어렵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흘러, 다시금 대하는 그의 말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옴을 체험하게 된다. 여전히 기본에 충실한 그의 말을 음미하며 느끼게 되는 것은 그의 진정성과 변함없는 통합성이다. 2011년 7월 지인들이 읽어 주는 성경 말씀과 헨델의‘메시아’를 들으며 주님의 품에 안식하기까지, 그는 줄곧 성경과 예수님의 주되심에 충실한 기독교를 전했고 또 그대로 살고자 했다. 그가 전한 기독교의 가르침들은 마치 깊고 진한 차처럼 그의 삶 속에서 오랫동안 우러나서 그 가르침을 듣고 배우는 사람들에게 깊은 주님의 향기를 전해 주었다. 그는 단순히 그 가르침을 이해하고 전했을 뿐 아니라, 그 가르침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여 늘 주님의 제자로 살고자 했던 것이다.

한국교회와 사회의 혼탁하고 어지러운 양상을 보며, 주님이 원하시는 길을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는 참된 안내자와 스승의 존재를 갈망하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먼저 한 시대를 주님의 제자로 살다 간 신앙의 선배로서 그가 변함 없는 등대와 같이 우리가 갈 길을 비추어 주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는 우리와 많은 부분에서 다른 영국 교회의 정황을 중심으로 사역을 감당했지만, 하나님이 창조하신 동일한 세상 가운데 살았던 사람으로서, 또 복음의 사역자로서 그가 전한 메시지는 다른 환경 속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공감을 주며 다가온다.

나처럼 주어진 현실 앞에서 고민하며 나아갈 길을 찾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책에서 스토트는 경험 많은 인도자이며 이제는 하늘에서 안식하고 있는 신앙의 선진으로서 주님이 기뻐하시는 삶의 길을 힘있고 간결하게 알려주고 있다. 아픔과 고통이 혼재하는 우리 삶의 현실을 끌어안고 기도할 때, 스토트가 보여준 삶의 모범과 그가 남긴 가르침이 우리에게 소망과 유익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스토트가 우리에게 격려하듯이, 우리는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질 것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붙잡고 뒤로 물러서지 않아야 할 것이다.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 6:10).

 
송동민 미국 칼빈 신학교에서 조직신학을 전공했으며 현재는 기독 서적을 번역하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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