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15일 월요일

“말과 열변으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과 진실로 사랑하십시오!”



가슴 벅찬 하나님 나라 이야기로 꽉 채운 주석, 
오늘의 언어로 쓴 모든 사람을 위한 주석!

톰 라이트 에브리원 주석 시리즈, 
모든 사람을 위한 공동서신 신간을 소개합니다.



톰 라이트 에브리원 주석 시리즈
모든 사람을 위한 공동서신
야고보서·베드로전후서·요한일이삼서·유다서

톰 라이트 |  김명희∙이철민 옮김
무선 129*188 | 304면 | 12,000원
ISBN 978-89-328-1367-7 (04230)
978-89-328-1160-4 (세트)
2015년 6월 15일 발행

행동하는 사랑, 살아 있는 교회로의 부르심!
“말과 열변으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과 진실로 사랑하십시오!”

예수님의 두 형제 야고보와 유다, 예수님의 두 제자 베드로와 요한이 쓴 일곱 편의 편지, 공동서신. 복음의 진리와 사랑을 삶으로 보여 준 사도들의 독특한 목소리와 교회를 향한 관심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사도들은 특히 오늘날의 교회가 인식해야 할 정체성과 소명에 대해 말한다. 세속적 가치와 관행들에 타협하라는 강력한 유혹이 존재하는 오늘,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살아 있는 교회는 어떤 모습인가? 오늘날 더욱 시의 적절해진 이 편지들은, 읽고 귀 기울이는 이들의 마음을 깊숙이 흔들어 놓는다. 성령님은 이 편지들을 통해 오늘의 교회를 향해 말씀하시며, 교회로 하여금 그 안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게 한다.

* 유진 피터슨, 마르바 던, 리처드 마우, 월터 브루그만, 김영봉, 김지찬 추천
* 모든 사람이 성경의 메시지를 이해하도록 돕고, 그 메시지가 오늘날 우리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알게 해주는 시리즈
* 각주, 원어 분석, 복잡한 신학 용어 대신 매력적인 예화와 비유가 풍부한 이야기 형식의 주석
* 1세기 유대 문화의 관점에서 풀어 낸 신선한 해설이 현대적인 예화들과 어우러져 한 차원 높은 성경 읽기의 경험을 선사
* 세계적 수준의 학문적 성과를 일반 독자들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주석
* 톰 라이트가 직접 번역한 성경 본문을 현대적인 우리말로 번역
* 개인 경건의 시간, 소그룹에서 함께 읽으며 성경을 연구하기에 좋은 책



<출판사 리뷰>

가슴 벅찬 하나님 나라 이야기로 꽉 채운 주석, 오늘의 언어로 쓴 모든 사람을 위한 주석!

우리가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성경을 읽고 연구하며 성경으로 기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이 ‘톰 라이트 에브리원 주석’ 시리즈가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다. 성경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므로, 모든 사람이 성경을 읽고 그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톰 라이트는 일반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성경을 현대 언어로, 최대한 원어에 가깝게 번역하고 해설했다. ‘톰 ㅌ라이트 에브리원 주석’은 역사적 예수 탐구와 바울 신학 분야의 선두 주자로 인정받고 있는 저자가 세계적 수준의 학문적 역량을 일반 독자들을 위해 쉽게 풀어 낸 획기적인 시리즈다.



<지은이 소개>

톰 라이트(Nicholas Thomas Wright)

영국 모페트 태생. 옥스퍼드 대학교 엑스터 칼리지에서 신학을, 옥스퍼드 위클리프 홀에서 성공회 사목(Anglican ministry)을 공부했다.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맥길 대학교에서 신약성서학을 가르쳤고, 웨스트민스터 참사회원 신학자로도 활동했다. 영국 더럼의 주교를 역임했으며, 2010년 주교직 사임 후에는 스코틀랜드에 있는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에서 신약성서학과 초기 기독교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역사적 예수 연구”와 “바울에 대한 새로운 관점” 등 현대 신약성서 학계의 뜨거운 이슈를 정면으로 다루는 중요 논문과 저술을 발표하며 이 분야의 논쟁을 주도하는 학자다.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저자이기도 한 그는, 60여 종의 학문적 저술과 대중적 저술을 출간했다. 최근에는 자신의 신약성서 연구 방법론과 연구 결과를 정리하는 총 6권짜리 기획물인 ‘기독교의 기원과 하나님의 문제’ 시리즈 중 제4권 「바울과 하나님의 신실하심」(크리스챤다이제스트)을 출간했다. 대표작으로는 대중 독자를 위해 쓴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 나라」, 「톰 라이트와 함께하는 기독교 여행」(IVP), 「톰 라이트가 묻고 예수가 답하다」(두란노), 「하나님은 어떻게 왕이 되셨나」(에클레시아북스) 등이 있다. ‘톰 라이트 에브리원 주석’ 시리즈를 통해서는 세계적 수준의 학문적 역량을 적실한 예화와 친근한 문체로 쉽고 흥미롭게 풀어냈다.



<역자 및 감수자 소개>

옮긴이 김명희는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IVP 편집부에서 일했다. 옮긴 책으로는 「하나님이 이긴다」, 「상처 입은 예언자, 헨리 나우웬」(이상 포이에마), 「성경은 드라마다」, 「제자도」, 「리더는 무엇으로 사는가」, 「영혼을 세우는 관계의 공동체」, 「모든 사람을 위한 옥중서신」(이상 IVP) 등 다수가 있다.

성경 본문을 옮긴 이철민은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M. Div., Th. M.). 현재 IVF 학사사역부 간사, 예수길벗교회 협력목사로 일하고 있다. 「IVP 성경주석」, 「IVP 성경배경주석」 번역에 참여했고, 그 외 다수를 번역했다.

성경 본문 번역을 감수한 양형주는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철학을,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과 신약학을 공부했다(M. Div., Th. D.). 현재 대전도안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다.



<추천의 말>

“이는 보기 드문 일대 사건이다! 톰 라이트는 신약 성경을 통해 우리의 가정, 일터, 교회와 교실에서 삶을 빚어 가는 경건한 대화로 초대한다.” _유진 피터슨,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 「메시지」 저자

“전 세계 교회에 톰 라이트는 놀라운 선물이다. 그의 주석은 성경을 연구하고 싶은 열망,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향한 열정, 교회에 대한 깊은 헌신을 일깨운다.” _마르바 던, 리젠트 칼리지 교수, 「안식」 저자

“톰 라이트는 세계적인 학자이면서도 평신도들이 예수님을 따르는 삶을 이해하도록 돕는 데 열정을 가진 설교자다. 이 주석 시리즈는 모든 교회를 향한 놀라운 선물이다.” _리처드 마우, 풀러 신학교 총장, 「무례한 기독교」 저자

“지금은 성경을 향한 깊은 갈망이 있는 시대다. 많은 사람들이 성경에 다가가기 원하지만 수많은 학문적 권위의 덫에 가로막혀 좌절하곤 한다. 이런 면에서 톰 라이트의 주석은 매우 요긴한 책이다. 학문적으로 탄탄하고, 쉽고, 탁월한 시의성을 갖추었다. 에브리원 주석 시리즈를 기쁘게 환영한다!” _월터 브루그만, 컬럼비아 신학교 명예 교수

“학문적 바탕이 튼실하면서도 일반인의 언어로 쓰인 주석, 신학적인 심오함과 문학적인 직관력이 어우러진 주석, 하늘의 음성이 들리면서도 이 땅의 삶에 적실성을 가지는 주석! 당신의 손에 들린 이 책이 우리가 찾던 바로 그 주석이다. _김영봉, 와싱톤한인교회 담임목사, 「사귐의 기도」저자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신약학자인 톰 라이트의 에브리원 주석은 스토리 형식으로 성경 본문의 핵심 메시지를 선명하고 탁월하게 제시한다. 전통적인 현학적 주석에 흥미를 잃은 많은 목회자와 신학생, 평신도들은 성경과 주석을 읽는 재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_김지찬




<차례>

한국어판 서문
서론
지도: 신약 시대의 동지중해
야고보서
약 1:1-8 믿음의 도전
약 1:9-18 세상의 덫과 하나님의 선물
약 1:19-27 결실을 맺는 말씀
약 2:1-13 차별 금지!
약 2:14-26 믿음과 행동
약 3:1-12 혀를 길들이라
약 3:13-18 참 지혜와 거짓 지혜
약 4:1-10 겸손과 믿음
약 4:11-17 하나님을 신뢰하며 살기
약 5:1-6 부자에게 하는 경고
약 5:7-12 인내와 신뢰
약 5:13-20 믿음으로 기도하라
베드로전서
벧전 1:1-9 진실한 믿음과 확실한 소망
벧전 1:10-21 은혜로 해방되다
벧전 1:22-2:3 갓난아기
벧전 2:4-10 살아 있는 돌
벧전 2:11-17 이방 세계에서 살아가는 일
벧전 2:18-25 메시아가 겪으신 것과 같은 고난
벧전 3:1-7 결혼과 그 도전
벧전 3:8-16 새로운 생명의 길
벧전 3:17-22 의로운 일을 위한 고난
벧전 4:1-11 변화된 삶
벧전 4:12-19 메시아의 고난에 동참하라
벧전 5:1-7 겸손한 목자
벧전 5:8-14 하나님의 능력으로 굳게 서라
베드로후서
벧후 1:1-11 부르심을 입증하라!
벧후 1:12-21 예언의 확인
벧후 2:1-10상 거짓 예언자들
벧후 2:10하-22 설상가상
벧후 3:1-10 주님의 날
벧후 3:11-18 하나님의 인내
요한일서
요일 1:1-4 생명의 말씀
요일 1:5-2:2 하나님의 빛과 우리의 어둠
요일 2:3-14 하나님의 새 계명
요일 2:15-29 거짓의 사람들
요일 3:1-10 하나님에게서 태어나다
요일 3:11-4:6 사랑의 도전
요일 4:7-21 하나님의 사랑
요일 5:1-12 믿음이 승리를 거둔다
요일 5:13-21 참 하나님
요한이서
요이 1-6절 생명의 표시
요이 7-13절 속지 말라!
요한삼서
요삼 1-8절 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환대
요삼 9-15절 권위와 본보기
유다서
유 1-4절 믿음을 위한 싸움
유 5-16절 거짓 선생들
유 17-25절 하나님의 능력으로 구원받다
용어 풀이



<책 속으로>

“그런 다음 이 장은, 앞에서 언급했던 경고보다 훨씬 일반적이면서 실로 훨씬 더 불안을 야기하는 경고로 끝난다. 해야 하는 줄 알면서 하지 않는 것은 실제로 죄다! 명백한 죄의 행위를 피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일단 하나님의 최고의 율법을 받아들이고 그 율법에 따라 살아가는 겸손을 배웠다면, 삶 전체를 향한 하나님의 주권적 다스림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겸손을 배웠다면, 당신이 어떠한 삶으로 부름받았는지 좀 더 분명하고 명확한 것들을 보게 될 것이다. 이는 인생의 중요한 결정, 당신의 소명이나 인생의 길과 관련한 문제일 수 있다. 혹은 이웃이나 낯선 이들에게 작은 친절을 베풀라는, *성령이 주시는 가벼운 자극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자극을 받거나 그런 부르심을 받고 나서 그것을 무시하거나 못 들은 척한다면, 그것은 자신을 하나님의 자리에 두는 더 심각한 교만의 행위다.
이 마무리 짓는 절을 보고 민감한 심령들은 계속 자기 성찰의 고뇌를 겪기도 한다. 나는 불충실하지 않은가, 불순종하지 않는가? 나는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은, 그 점에 대해 걱정스럽다면, (솔직히 나는 더 많은 그리스도인이 이런 식으로 마음을 성찰했으면 한다) 당신은 잘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 강박적으로 염려하는 것은, 당신 자신을 그림의 한가운데 두고 하나님과 이웃보다는 ‘나와 내 생각과 내 마음 상태’에 모든 주의를 집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일부 사람들은 병적이거나 피해망상적인 자기 성찰의 고통을 겪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좀 더 사려 깊은 목회적 돌봄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들 대다수에게는, 우리 내면의 문제를 더 넓은 시야로 보는 방법으로, 고통을 겪는 다른 사람을 돕는 것만 한 것이 없다.” (약 4:11-17 해설에서)

“많은 사람들이 하는 대로 빠져들기가 너무 쉽기 때문에, 새로운 습관을 배워야 한다. 여기 아이러니가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구별된 사람으로서 두드러져야 하지만, 그렇게 두드러지면 조롱당하거나 비판받게 되고, 그럴 때 조롱이나 비판으로 되갚으려는 유혹을 받는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구별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행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대적인 세상이 또 다른 승리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비난을 비난으로 갚으며 ‘받은 만큼 돌려줄’ 때, 그것은 주변 세상과 야합하는 것이다. 부도덕이나 재정적인 면에서 부패에 동조하는 것이 그런 것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새로운 마음과 *삶의 습관들은 교회라는 비교적 안전한 환경에서 습득해야 한다(8절). 그래야 더 넓은 세상에서 실천하고 적용할 수 있다(9절, 13-16절). 그러나 슬프게도 교회에서조차 이를 잘 못하기가 너무도 쉽다. 바울이 다른 여러 단락에서 그랬듯이, 베드로도 같은 마음을 품고, 서로 공감하고 사랑하며, 다정하고 겸손하게 처신하는 것을 삶의 기본 원리로 주장한다. 우리는 어떤 사람은 천성적으로 다정하고, 또 어떤 사람은 천성적으로 다소 거칠고 완고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그렇게 하기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그들 모두 다정한 사람이 되도록 부름받았다고 여겼다. 우리가 새로운 마음과 생활 습관들을 익히려 애쓸 수 있도록 *성령이 우리에게 오신 이유가 거기에 있다.” (벧전 3:8-16 해설에서)

10사랑은 여기에 있습니다. 곧,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셔서 자기 아들을 우리 죄를 속죄하는 희생 제물로 보내셨습니다. 11사랑하는 이들이여, 하나님이 우리를 그렇게 사랑하셨다면, 우리도 마땅히 서로 그와 같이 사랑해야 합니다. 12지금까지 하나님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면, 하나님이 우리 안에 머무시고 그분의 사랑이 우리 안에서 완성됩니다. 13하나님이 우리에게 자신의 영을 나누어 주셨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그분 안에 머물고 그분이 우리 안에 머무시는 줄을 압니다. 14또 우리는 아버지가 아들을 세상의 구세주로 보내셨음을 보았고 증언합니다. 15누구든지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하면, 하나님이 그 사람 안에 머무시고 그 사람은 하나님 안에 머뭅니다. 16우리는 하나님이 우리를 향해 품으신 사랑을 알고 믿었습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 안에 머무는 사람은 하나님 안에 머물고, 하나님이 그들 안에 머무십니다. 17이렇게 우리를 향한 사랑이 완성되어, 심판 날에 우리가 담대함과 확신을 갖게 합니다. 그분이 이 세상에 계시듯이, 우리도 이 세상에 있기 때문입니다. 18사랑에는 두려움이 없고,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몰아냅니다. 두려움은 처벌과 연관되고, 누구든지 두려워하는 사람은 사랑 안에서 완성되지 못한 것입니다. 19그분이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우리가 사랑합니다. 20누가 “나는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말은 하지만 자기 형제나 자매를 미워한다면, 그 사람은 거짓말쟁이입니다. 눈에 보이는 형제나 자매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본 적이 없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21우리가 그분에게서 받은 명령은 이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형제나 자매도 사랑해야 합니다” (요일 4:10-21 성경 본문에서)

“예수님의 *복음 안에서 드러난 그 위대한 ‘진리’는, 하나님의 강력한 구속의 사랑이 우주를 움직이는 모터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그 진리를 발견한 이들 혹은 그 진리에 의해 발견된 이들은, 그 사랑이 자신들을 통해 다른 동료 그리스도인들과 주변 세상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것이 예수님과 초기 그리스도인 저자들이 연달아 강조한, 다름 아닌 ‘계명’이다.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교회가 자자손손 이 사랑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 사랑으로 삶이 변화되면 얼마나 좋을까.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음에 하나님께 감사하라. 그러나 부디 그런 일이 더 대대적으로 일어나기를.
사랑은 다른 모든 일이 해결될 때 더하면 되는 추가 선택 항목이 아니다. 사랑은 건강한 유기체 속에서 순환하는 혈액처럼 계속 돌고 도는 것이며, 왕성한 호흡처럼 내쉬고 들이마시는 것이다. 실제로 이곳에서든 다른 곳에서든 요한의 글이 의도한 바가 그것이다. 숨을 내쉬며 기억하라. 계명은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5절). 숨을 들이마시며 기억하라. 사랑은 계명을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6절상). 그 아래에 또 다른 계명이 있다. 사랑에 따라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6절하) 그는 이에 대해 충분히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충분히 들을 수 없다. 이 짧은 서신들은 대수롭지 않을지도 모르고, 잘 알려진 다른 서신들에 비해 그다지 주의를 끌지 못할지 모른다. 그러나 똑같은 폭발적인 감동을 전한다.” (요이 1-6절 해설에서)

“많은 번역이 이 부분을 다소 소극적으로 ‘여러분을 넘어지지(falling) 않게 지켜 주시고’라고 표현했다. 그것도 맞지만, 유다는 더 적극적인 단어를 사용한다. ‘똑바로 서 있게(unstumbling) 지켜 주시고.’ 그 이미지는, 누가 걸어가다가 무엇에 발이 걸려 넘어질 수도 있었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는 모습이다. 우리는 이를 위해 기도해야 하고, 그렇게 될 때 하나님을 찬양해야 한다.
그렇게 똑바로 서서 분명한 목적지를 향해 걸어간다. 우리가 향해 가는 목표는, 하나님의 영광 앞에 설 때 흠 없이 기쁘게 나아가는 것이다. 이 서신은 오염에 대해 할 말이 많아서 전체적인 어조가 음울했다. 인간이 지닌 악의 혼탁한 구덩이를 들여다보는 일은 항상 그렇다. 그러나 침입자들이 제시하는 방탕하고 예수님을 부인하는 가르침에 대한 대안이, 우울하고 기쁨이 없는 종교는 아니다. 그 정반대다! 그 종교에는 영광, 순결, 기쁨, 황홀한 축하가 있다. 결국 우리는 이를 위해 지음받았다.” (유 17-25 해설에서)



<출간 목록>

모든 사람을 위한 마태복음 (I, II부) 양혜원 옮김/ 320, 312면/ 각권 10,000원
“'모든 사람을 위한 마태복음'은 혁명적인 하나님 나라 건설을 위한 그리스도인들의 행동강령과 같다.” -국민일보 김성원 기자

모든 사람을 위한 마가복음 양혜원 옮김/ 340면/ 15,000원
마가복음의 긴박성과 흥분을 잘 포착하여 학문적인 연구를 충분히 활용하면서도 일화를 들려주듯 쉽게 쓴 보기 드문 해설서.

모든 사람을 위한 누가복음 이철민 옮김/ 448면/ 18,000원
최초의 기독교 역사가 누가가 전하는 현장감 넘치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

모든 사람을 위한 요한복음 (I, II부) 이철민 옮김/ 252,264면/ 각권 10,000원
“요한복음의 탁월성은, 높은 학식을 갖춘 고상한 사람들만이 아니라 겸손과 소망으로 다가오는 모든 이들에게 그 신비를 드러내주는 데 있다”

모든 사람을 위한 사도행전 (I, II부) 양혜원 옮김/ 304,390면/ 각권 12,000원, 16,000원
오늘 교회는 어떤 구원의 표지를 가지고 있는가

모든 사람을 위한 로마서(I, II부) 신현기 옮김/ 262면, 206면/ 각권 10,000원
책의 갈피마다 깃들어 있는 '삶의 교리'를 대할 때마다, 독자들은 그 자리에서 무릎 꿇고 하나님께 회개와 감사의 기도를 드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모든 사람을 위한 고린도전서 이철민 옮김/ 330면/ 13,000원
분열의 위기에서 더욱 빛나는 은혜와 사랑!

모든 사람을 위한 고린도후서 이철민 옮김/ 224면/ 10,000원
바울이 쓴 가장 인격적이고 감동적인 편지, 고린도후서

모든 사람을 위한 갈라디아서·데살로니가전후서 이철민 옮김/ 250면/ 10,000원
활력, 흥분, 긴장감…새롭게 읽는 바울의 처음 편지들

모든 사람을 위한 옥중서신 김명희 옮김/ 300면/ 12,000원
감옥에 갇힌 사도가 보내온 능력과 소망의 편지

모든 사람을 위한 목회서신 김명희 옮김/ 236면/ 10,000원
건강한 교회와 신실한 목회자를 세우는 조언과 격려!

* 신약 전권이 계속 출간됩니다.







하나님 말씀을 한 글자도 허투루 다루지 않는 신뢰할 만한 성경 안내서가 나왔습니다!

주말 동안 많이들 기다리셨죠?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성경 학교, 
「손에 잡히는 구약 개론」, 「손에 잡히는 신약 개론」, 
줄여서 「손구약」 「손신약」을 소개하겠습니다.



손에 잡히는 구약 개론
트렘퍼 롱맨 3세 지음 | 김동혁 옮김
무선 140*200|266면|13,000원



 손에 잡히는 신약 개론
D. A. 카슨&더글러스 무 지음, 앤드류 나셀리 편집 | 안세광 옮김
무선 140*200|238면|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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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2015년 출간 예정 도서를 소개하면서 성경과 신학책을 다루는 도서 목록 앞에 "여전히 말씀이 답이다"라는 소제목을 붙였는데요. 이 카피에 많은 독자분들께서 반응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여전히 말씀은 모든 것의 답인데, 우리는 살면서 성경을 얼마나 알려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을까요?

이 책의 편집을 맡은 편집2부에서는 이런 카피를 붙였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한 글자도 허투루 다루지 않는 신뢰할 만한 성경 안내서"

그렇습니다. 저희는 오래 전 선포된 하나님 말씀이 쉽사리 왜곡되고 '함부로' 다뤄지는 시대에, 이런 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수많은 개론서들 중에서 "이것이 가장 정확하다"라고 말할 수 없지만, 편하게 들고 다니면서 쉽게 펼쳐 볼 수 있는 책은 별로 없는 듯합니다.

성경을 제대로 공부하고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말씀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좀더 깊이 이해하기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집에 한 세트 쯤은 꼭 가지고 계셔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 책들은 기존에 저자들이 큰 개론서로 펴낸 「최신구약개론」과 「신약개론」을 '손에 잡힐 만한' 사이즈로 만들며 요약하고 정리한 책입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요약본으로만 보시면 저자들이 서운해하실 듯!




여러분이 사랑하시는 저자 소개

http://theseattleschool.edu/directory/longman-tremper/
트렘퍼 롱맨 3세  Tremper Longman III
지혜 문학의 대가로 손꼽히는 복음주의 구약학자 트렘퍼 롱맨 3세는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미국 예일 대학교에서 고대 근동의 언어와 문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모교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20여 년 동안 구약학을 가르쳤으며 풀러 신학교와 리젠트 칼리지 등 유수의 신학교에서 겸임 교수로 강의했다. 탁월한 학문성과 깊은 신심을 바탕으로 잠언, 전도서, 아가, 다니엘, 예레미야, 예레미야애가 등의 최고의 주석을 집필했다.

또한 오랜 친구이자 대표적인 복음주의 기독교 심리학자 댄 알렌더와 함께 사랑, 용기, 가정 등의 주제에 관한 집필과 강연 활동으로 많은 그리스도인을 돕고 있다. 현재는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에 있는 웨스트몬트 칼리지에서 구약학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주석 외에 「어떻게 창세기를 읽을 것인가」 「어떻게 잠언을 읽을 것인가」, 「어떻게 시편을 읽을 것인가」(이상 IVP), 「우리 안에 거하시는 하나님」, 「이스라엘의 성경적 역사」(이상 CLC) 등의 신학 책과 「감정, 영혼의 외침」(IVP), 「담대한 사랑」(이레서원) 등의 심리학 책을 집필했다.




https://vimeo.com/65388295

D. A. 카슨  Donald A. Carson
존경받는 개혁주의 성경신학자 D. A. 카슨은 토론토 센트럴 침례신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신약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40여 년 동안 트리니티 신학교에서 신약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마태복음 주석, 요한복음 주석 등의 뛰어난 저서를 통해 복음주의 교회를 섬기고 있다. 그 외에도 「IVP 성경주석」과 「IVP 성경신학사전」(이상 IVP)을 비롯해 「성경 해석의 오류」(성서유니온선교회) 등 50권 이상의 책을 집필하고 편집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SC9TUHORuM
더글러스 무  Douglas J. Moo
바울 신학의 대가인 더글라스 무는 트리니티 신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류스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트리니티 신학교에서 20여 년간 강의했다. 현재 휘튼 칼리지에서 신약학을 가르치며 NIV와 TNIV 번역위원회에서 사역하고 있다. 그의 로마서 주석, 야고보서 주석은 복음주의 주석의 표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외에 「로마서의 신학적 강해」(크리스챤) 같은 신학 책을 집필했다.


https://vimeo.com/98354346
편집 | 앤드류 나셀리  Andrew D. Naselli
앤드류 나셀리는 밥 존스 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트리니티 신학교에서 D. A. 카슨의 연구 조교로 동역하며 신약 주해와 신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존 파이퍼가 학장으로 있는 베들레헴 신학교에서 신약학과 성경 신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카슨과 함께 신학 전문 잡지 Themelios를 만들고 있다.



「손구약」&「손신약」맛보기

실제로 보면 참 고급진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

「손구약」은 각 책을 읽는 데 필요한 문학적, 역사적, 신학적 배경 지식을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고, 대체로 (순서가 항상 같지는 않지만) 다음과 같은 질문에 따라 구성되었습니다.

1. 이 책의 내용은 무엇인가?
2. 이 책은 누가, 언제 기록했는가?
3. 이 책의 장르는 무엇인가?
4. 이 책은 복음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손신약」 역시 신약성경의 순서를 따라 배치했고,  2, 8, 9장에서는 공통점이 있는 성경들을 함께 다루고 나머지 장들에서는 신약 각 권에 대해 (역시 항상 같은 순서는 아니지만) 주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가지고 논의했습니다.

1. 이 책의 내용은 무엇인가?
2. 이 책의 저자는 누구인가?
3. 이 책의 장르는 무엇인가?
4. 이 책은 어디에서 기록되었는가?
5. 이 책은 언제 기록되었는가?
6. 이 책은 누구를 대상으로 기록되었는가?
7. 이 책은 왜 기록되었는가?
8. 이 책은 믿음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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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공유+태그 이벤트 안내 (종료)

6월 15일(월)부터 21일(일)까지 Ivp 페이스북 페이지의 게시물을 공유하시고 "이 책의 출간을 반가워하실 분"들을 태그해 댓글에 남겨주세요! 추첨을 통해 「손구약」을 5분께,「손신약」을 5분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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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구약 개론」, 「손에 잡히는 신약 개론」에 보내주신 찬사

상세한 소개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간명한 소개가 유용할 때도 있다. 특히 본문을 읽기 위한 사전 준비로는 더욱 그렇다. 그런 점에서 「손에 잡히는 신약 개론」은 큰 책만큼이나 유용한 도구다.__권연경(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

누구나 필요할 때 쉽게 들여다보고 참고할 수 있으면서도 학문적 논의를 배제하지 않은 구약 개론으로 이만한 책은 쉽게 찾기 어려울 것이다.__김근주(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전임연구위원)

구약 개론도 구약의 신학적 정경적 메시지를 읽어 내는 데 꼭 필요한 흥미진진한 안내서가 될 수 있음을 성공적으로 보여 주는 책이다.__김지찬(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복음주의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 유용한 개론서이면서 구약을 좀더 깊이 연구하고픈 지적 갈증을 불러일으킨다.
__김회권(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

그동안 선교단체와 교회에서 성경을 가르치면서 부담 없는 분량에 꼭 필요한 내용을 담은 간결하고 명쾌한 성경 안내서가 없을까 고민하던 중에 「손에 잡히는 신약 개론」이 출간되어 무척 반갑다.
__문태언(제자들교회 담임목사)

이 책은 독자들이 성경의 방대한 사막을 방황하는 시간을 줄이고 단시일 내에 오아시스를 찾아내 신약 연구에 입문하도록 도우며, 연구를 심화하기 위해 필요한 지도까지 제공한다.
__신현우(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저명한 저자의 연륜이 묻어난 날카로운 통찰과 내공이 돋보인다. 성경을 명료하고 맛깔스럽게 이해하게 해준다.__이재천(「개인 성경 연구 핸드북」 저자)

하나님의 말씀인 신약 성경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질문들에 대해 균형 있는 답을 제공함으로 독자들이 신약을 읽고 해석하는 데 좋은 기초와 울타리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__이지웅(「말씀을 읽다」 저자, 예수전도단 스위스 로잔 성경연구학교장)

단단한 영의 양식을 곱씹으면서 신약의 깊은 맛을 음미하기 원한다면 한 손엔 성경을, 다른 한 손엔 이 책을 들길 권한다.
__허주(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


 「손에 잡히는 구약 개론」, 「손에 잡히는 신약 개론」서평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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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구약 개론」, 「손에 잡히는 신약 개론」은 IVP 직영서점 산책에서 가장 먼저 만나보실 수 있고, YES24, 교보문고, 알라딘, 인터파크, 반디앤루니스 등 주요 온라인 서점과 갓피플몰, 라이프북 등의 기독교 온라인 서점 및 지역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2,000원을 추가 할인한 한정판 세트로도 판매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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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6일 토요일

뜻밖의 손님[IVP BOOK NEWS 119호]

[미리보는 신간]
뜻밖의 손님: 예수님이 우리 집에 오신다면(IVP 그림책 시리즈 8 )
The Parable of the Unexpected Guest
D. A. 짐머만 지음 | 이지혜 옮김 | 최정인 그림 | 4*6양장 전면컬러 64면 | 8,000원



오래전 누군가 우리 집 문을 두드렸다.

누군가 우리 집 문을 두드리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그때 나는 건물 꼭대기 층에 살고 있었고, 같은 층에 있던 집들은 대부분 비어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혹시 모를 일이니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문을 꼭꼭 잠그고 살았다. 그러니 문 두드리는 소리에 얼마나 놀랐겠는가. 더군다나 그 소리에 문을 열어 주는 내 모습은 더 놀랄 만한 일이었다.

솔직히 말해 나는 별로 사교적이질 않아 가능한 한 사람을 피해 살아 왔다. 사람들을 다양한 인격체로 여기기보다는 성가시다거나 위험하다거나 나보다 못하다거나 (지금은 인정하지만) 나보다 낫다거나 하는 식의 비판의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한마디로 문에 대고 “누구세요” 하고 친절하게 반응하는 스타일은 절대 아니란 소리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때는 평소와 달리 반응을 하고 말았다. 문을 여니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야성미가 있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다지 매력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었는데 관리를 안 해서라기보다는 바깥바람을 많이 쐰 느낌이었다. 피부는 탱탱하지만 눈가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했고, 딱히 깔끔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지저분하지도 않았다. 눈빛은 부드럽고 친절하지만 강렬해 보였다. 한편 옷차림은 수수하고 편해 보였지만, 마치 쉬지도 못하고 계속 걷기만 한 것처럼 그리 말끔해 보이지는 않았다.

물론 나는 그분이 누구신지 한눈에 알아보았다. 그분이 오시는지 미리 지켜볼 걸 그랬나 싶다.

그분은 나를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시선을 회피했다.

“안녕, 좀 들어가도 될까?”

순간 멈칫했다. 그분이 누구신지 알았다고 해서 다음 일까지 예측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내가 제대로 아는 사람도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문가에 서 있는 그분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문 두드리는 소리는 점차 짜증에서 간섭을 거쳐 위안으로 바뀌어 있었다. 손님을 맞고 보니 갑자기 집에 혼자 있는 것이 더 불안하고 외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시죠.” 그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한쪽으로 비켜서며, 나도 모르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지금도 그때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 ‘이웃들이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싶었다가 내게 이웃이 있기나 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혼자 사는 여자가 이렇게 희한하게 생긴 남자를 집으로 들이는 건 살짝 남부끄러운 일일 수 있다. 어쩌면 그래서 내가 이 남자를 집으로 들였는지도 모르겠다.

남자는 안으로 들어왔다. 겉옷을 받아 들고 신발을 벗겠냐고 묻자 그는 재빨리 신을 벗었다.

“만나서 반가워요, 예수님.”

고통을 어떻게 볼 것인가?[IVP BOOK NEWS 119호]

[서평]
고통보다 깊은: 고통에 대한 창조적 반응과 온전한 성숙 
폴 투르니에 지음 | 오수미 옮김 | 256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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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보다 깊은」은 IVP 직영서점 산책에서 가장 먼저 만나보실 수 있고, 
YES24, 교보문고, 알라딘, 인터파크, 반디앤루니스 등 주요 온라인 서점과 
갓피플몰, 라이프북 등의 기독교 온라인 서점 및 지역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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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무한한 감동을 선사하는 위대한 예술 작품들은 아주 사소하고 단순한 진리를 품고 있을 때가 많다.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화려한 수사나 강변이 아니라, 너무 평범하고 단순해서 그냥 아무 사람의 입에서도 나올 수 있는 그런 말일 때가 많은 것이다. 이 책 역시 너무 평범하고 단순해서 잊고 있을 때가 많은 진리 하나를 침착하고도 집요한 변증을 통해 보여 준다.


인생을 변화시키는 것

이 책은 과거에 고통받았거나 현재 고통받고 있는 독자들에게 위로나 격려라는 단순한 처방을 제시하지 않는다. 저자는 고통의 의미를 입체적으로 탐색하며 규명함으로써 독자들에게 고통을 바라보는 객관적 시각을 선사한다. 고통에 대한 근본적 항체를 기르도록 원기를 회복시켜 주는 보약 같은 책이랄까.

투르니에는 우리 인생을 변화시키는 것이 고통 자체가 아니라 고통에 반응하는 우리의 태도라고 결론 내린다. 고통 그 자체는 창조적이지 않아도 고통 없이는 창조적인 사람이 되기 어렵다. 이런 창조성을 캐내기 위한 특별한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고통과 상실을 받아들이는 개인적인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고통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은 다른 사람의 재촉이 아니라 완만한 내면의 변화에 의해 가능한 것이며, 투르니에는 결론적으로 하나님만이 우리에게 고통을 받아들이도록 요구하실 수 있다고 말한다. 누군가 삶의 시련을 겪을 때 그들이 그것을 받아들이도록 돕는 도구는 권고가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이기 때문이다.

고통이 인격의 성숙을 위한 특별한 기회라면 고통은 과연 행운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하나님이 사람의 유익을 위해 고통을 주신 것인가? 투르니에는 관계와 원인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상실과 창조성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긴 하지만 그것이 결코 인과 관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이 성숙하고 발전하고 더욱 창조적으로 변했다면, 그것은 상실 자체 때문이 아니라, 시련 앞에서 적극적으로 반응했기 때문이며 올바르게 싸우고 도덕적으로 극복했기 때문이다.


밤하늘의 별만큼 많은 고통을 받아들이는 방법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생에서 우리의 절규를 이끌어내는 고통의 이유는 밤하늘의 별만큼 많다. 투르니에의 주장처럼 우리가 더 나은 사람이 될, 다시 말해 그리스도를 더욱 닮아갈 기회 역시 밤하늘의 별만큼 널려 있는 셈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구하며 그 사랑에서 힘을 얻어 그 기회를 완전한 내 것으로 만드느냐 마느냐는, 완전히 나에게 달려 있다. ‘고통’은 행운이든, 기쁨이든, 대박이든, 우리가 뭐라 이름 짓든 간에, 인생에 하나님이 허락하신 수많은 기회들 중 하나일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특별할 것도 없는 고통에 대해 터무니없이 슬퍼할 필요가 없으며, 그래서 오히려 특별한 고통을 ‘하나님의 사랑에 힘입어’ 쿨(cool)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 IVP 홈페이지에 등록된 서평을 정리한 글입니다.



이현정 | 프리랜서 편집자이자 번역가



전설이 된 폴 투르니에[IVP BOOK NEWS 119호]

[작가열전]

기독교 작가도 유행을 탄다. 한때는 누구나 손에 들고 다니던 화제작들도 시간이 지나면 잊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런 작가들 가운데 일부는 전설이 되며, 우리는 그들의 저작을 가리켜 고전이라 부른다. 이미 저 하늘의 별이 된 폴 투르니에야말로 바로 그 전설 중의 하나이며, 그의 「인간이란 무엇인가」(포이에마)는 기독교와 의학, 그리고 심리학을 융합시킨 고전이 되었다.

폴 투르니에의 사유 체계는 하나님-마음­-육체의 삼중 구도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그의 특유한 균형 감각은 서구 지성인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주었고, (근대적 분화 체계에서는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논란도 일으켰다. 풍부한 일화와 서민적 문체로 쓰인 그의 책을 미국이 주목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게다.

그런데 고전에는 낡았다(古)는 뜻도 들어있다. 당장 폴 투르니에가 내세우는 남녀의 성차에 대한 진부한 관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난감한 노릇이다. 무엇보다도 그는 이항대립의 근대적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가령 페르소나(가면)-인격, 남성-여성 등이 그 예다(「강자와 약자」(IVP)는 조금 달리 접근한다). 그 역시 시대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폴 투르니에의 한계와 단점을 더 언급하지는 않겠다(이에 대해서는 「폴 투르니에의 기독교 심리학」(IVP)을 참고하라). 그저 우리가 그를 바라보는 시각을 현실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려 한다. 문화적 격차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고전 숭배는 고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로막기 때문이다. 투르니에의 빛과 그림자는 그가 근대인이라는 것에 기인한다.


관계 형성의 교사 폴 투르니에

하지만 폴 투르니에는 근대 안에서 살아간 시대의 자녀인 동시에 근대 너머를 바라본 자유인이기도 하다. 세련된 논증 대신에 생생한 일화로 접근하는 투르니에 특유의 방식을 통해 그가 내러티브와 대화의 힘을 알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두 가지는 결국 관계의 문제로 수렴되며, 이러한 문제의식은 모든 저작에 스며 있다.


가령 남편과 아내의 관계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하여」(IVP)를 통해 제시된다. 단지 여기 담긴 내용은 원론적이라서 부부에 따라 적용 양태는 다소간 상이할 수밖에 없다. 「비밀」(IVP)은 기본적으로 자아 형성 과정의 길항관계를 탐구하지만(「인간의 자리」(NUN)도 이런 점에 천착한다), 특히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 도움이 되며, 미성숙한 자녀를 둔 부모들이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는 「폴 투르니에의 치유」(CUP)에서 잘 드러난다. 투르니에는 질병이 아니라 마음(인격)을 치유하고, 환자를 사례가 아닌 인격으로 볼 것을 권한다. 다시 말해 온전한 치료를 위해서는 의료 기술을 넘어서야 하며, 인격적 만남과 대화에 기초해야 한다.

반면 「강자와 약자」(IVP)는 의사와 환자,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포괄하는 상위의 맥락에서 강자와 약자의 관계 문제를 다룬다. 투르니에는 강자의 불안과 폭력이나 약자의 수치와 절망 이면에는 결국 동일한 본성과 동일한 고통이 자리한다고 본다. 이로부터 온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영적인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삶의 철학자이자 세상의 치료자 폴 투르니에

폴 투르니에는 우리의 이웃에 대한 관계와 더불어 우리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도 통찰을 준다. 「인생의 사계절」(아바서원)은 인생을 사계절의 주기에 맞추어 묘사한다. 내용상 직관적으로 이해되고, 분량상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품이다.

「폴 투르니에의 선물」(새물결플러스)은 우리의 삶을 하나의 선물(사랑)로 보도록 이끈다. 이에 더해 「모험으로 사는 인생」(IVP)은 우리의 인생을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모험이라는 모티브로 풀어낸다. 이는 투르니에의 인생론을 집약적으로 보여 준다. 이러한 관점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할 책이 「고통보다 깊은」(IVP)이다. 여기에서 투르니에는 고통에 대한 올바른 반응이 창조성을 유발한다고 조명한다.


인생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야 속에서 투르니에는 세상의 아픔을 치료하고자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여성 그대의 사명은」(IVP)을 그저 여성론 정도로 읽으면 곤란하다. 투르니에는 근대의 경직된 남성적 질서에 여성의 따뜻한 공감적 태도를 맞세우고 있다. 도구적 이성으로 뒤틀린 현대인의 뒤틀린 삶의 병폐에 대한 해법으로 이를 제시한 것이다. 「고독」과 「죄책감과 은혜」(이상 IVP)는 현대인의 무너진 내면세계를 재건하기 위해 집필한 책들이다. 고독감과 죄책감은 현대인의 병리적 정서다. 투르니에는 세상을 일그러뜨리는 고독감에 대해 그리스도 안에서의 친교를 대안으로 내놓는다. 또한 그는 남의 판단에 의존하는 거짓된 죄책감에 대해 비판하며, 이에 대해 죄의 고백과 용서를 해법으로 제시한다.



기독교 영성의 지도자 폴 투르니에

이제까지 본 바와 같이 폴 투르니에의 저작은 대체로 기독교적인 결론으로 종결된다. 더욱이 그가 진단하는 문제의 해법은 하나님의 인도를 구하는 묵상으로 귀결되기 일쑤다. 그 자신이 매일 묵상을 하며 하나님의 음성을 기다렸고, 또한 이를 글로 받아 적었기 때문이다.

고교 교사(뒤부아), 옥스포드 그룹의 일원, 아내(넬리) 등이 그를 위한 심리 치료자라고 하는 큰 역할을 했지만, 정작 그 자신의 영성 함양을 위한 기반이 된 것은 바로 묵상이었다. 폴 투르니에의 묵상론은 「현대인의 피로와 휴식」(나침반)이라는 소책자가 잘 보여 준다. 물론 묵상이라는 해법 자체에 대해서는 「인간이란 무엇인가」(포이에마)나 「귀를 핥으시는 하나님」(불꽃) 등에서 여러 차례 제시되었다. 그에게 있어 묵상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방법이었다(어떤 이에게는 묵상이 자기의 이해를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제까지 우리는 폴 투르니에를 간단하게 살펴봤다. 더욱이 그의 책은 적잖이 번역 소개되었다. 하지만 그의 전작주의자가 되는 것보다(애초에 모든 책을 소개하지도 않았다) 자기 삶의 자리에서 필요한 메시지를 담은 책을 골라 꼼꼼히 읽는 편이 낫다. 물론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여는) 묵상과 (이웃의 말에 귀를 여는) 대화에 헌신해야 할 것이다.


* 폴 투르니에 대한 체계적 조망을 원한다면 「폴 투르니에의 기독교 심리학」(IVP)이, 투르니에 자신의 글을 모은 얇은 책 하나로 그의 사유 세계를 간결하게 살펴보려면 「귀를 핧으시는 하나님」(불꽃)이 가장 좋다.






이원석 | 총체적 난국에 처한 한국 기독교를 위해 필요한 것은 교양 교육이며, 바로 이를 위해 하나님이 자신을 부르셨다고 믿는다. 저서로는 「거대한 사기극」, 「공부란 무엇인가」, 「인문학 페티시즘」 등이 있다.

우리 영혼에 공명하는 성경 읽기를 위하여[IVP BOOK NEWS 119호]

[서평]
손에 잡히는 구약·신약 개론
트렘퍼 롱맨 3세·D. A. 카슨·더글러스 무 지음 | 김동혁·안세광 옮김
무선 266면, 238면 | 24,000원(세트 22,000원)



믿음 가는 저자들의 개론서

성경 읽기에 관심이 있는 그리스도인이면 성경 개론서 한 권 정도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손에 잡히는 구약·신약 개론」 역시 성경을 책 별로 안내하는 성경 개론서다. 우선 이 두 권의 책이 눈에 들어오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두 책의 저자가 당대 최고의 학자들이라는 점이다. 트렘퍼 롱맨 3세(구약), D. A. 카슨과 더글라스 무(신약)는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책을 집어 들게 한다. 실제로 구약은 트렘퍼 롱맨 3세가 저술한 「최신 구약 개론」(크리스찬다이제스트)을 바탕으로 많은 부분을 개정했고, 신약은 D.A. 카슨과 더글라스 무가 저술한 「신약 개론」(은성)을 누구나 좀더 용이하게 손에 잡을 수 있도록 좀더 짧게 정리한 것이다.


성경 읽기의 기본, 성경 요약

성경 읽기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기본은 의외로 단순하며 명료하다. 그것은 무엇일까? “요약”이다. 성경 66권의 한 권 한 권을 읽어 내려가면서 핵심이 되는 단어와 주제를 잡아가며 하나의 문장 혹은 단락으로 요약하는 것이 성경 읽기의 가장 중요한 근간이다. 이 같은 요약의 과정은 끊임없는 읽기와 묵상의 반복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반복된 읽기와 묵상의 과정을 통하여 성경은 마음에 들어오고 마음에 심어지고 영혼에 공명을 가져온다.

이같이 올바른 요약을 위한 과정은 우리 영혼에 깊은 유익을 가져온다. 이 같은 성경 요약의 과정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과정이지만, 의외로 많은 시간과 인내를 필요로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올바른 성경 요약을 위한 과정은 무엇인가?

성경 요약의 시작은 ‘문단 나누기’다. 각 권 별로 문단을 나누는 과정은 내가 다녔던 탈봇 신학교의 성경 과목에서 늘 요구했던 과제이기도 했고, 많은 성경 개론서에서 성경의 내용을 안내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나는 성경을 읽는 성도들에게 성경 개론서에 나와 있는 문단 나누기를 따라 성경을 읽거나, 혹은 문단 나누기를 직접 해 보라고 권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얻는 유익은 참으로 크다.

그러나 문단 나누기가 성경 읽기의 마지막 단계는 아니다. 문단을 다시 묶어서 한 문장이나 한 단락으로 요약을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끊임없는 읽기와 묵상이 이루어지며, 반복된 읽기와 묵상의 과정은 우리 영혼의 깊은 울림을 가져오고 이로써 영혼의 울림통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곧 말씀이 우리의 영혼을 형성하고 인격을 형성함을 경험하는 것이다.


영혼에 깊은 울림과 공명을 주는 성경 읽기

이 같은 반복된 읽기와 묵상은 우리의 성경 읽기를 변화시킨다. 예를 들어 보자. 우리는 다니엘 12장을 읽을 때, 풀무불과 사자굴에서 구원 받는 다니엘을 보면서 은혜를 맛보기도 하고, 느부갓네살이나 벨사살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인생의 겸손을 배우기도 한다. 이와 같이 우리는 파편적이고 은혜로운 성경 읽기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면 다니엘서가 주는 일관된 메시지는 무엇일까? 다니엘서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것은 한 마디로 ‘하나님의 통치하심’이다.

1-6장은 다니엘의 삶과 사역을 비추어 볼 때, 바벨론 궁정에서 통치하시는 하나님(here and now)을 말하는 것이며, 7-12장은 다니엘의 환상을 비추어 볼 때, 미래를 영원토록 통치하시는 하나님(the future and forever)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 다니엘서를 요약하면 한 마디로 “지금 이곳(here and now)뿐만 아니라 미래를 영원토록(the future and forever) 통치하시는 하나님”, 즉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이야기다. 이렇게 성경 읽기가 바뀌면 우리의 삶에 색깔이 입혀지고 아까 말했던 것처럼 영혼에 깊은 울림과 공명이 생긴다.

그런데 매우 아쉽게도 이렇게 성경의 각 권이 주는 올바른 요약 혹은 메시지를 제공하는 성경 개론서를 만나기가 어렵다. 여기에는 반복되는 읽기와 묵상과 더불어 신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르고 풍성한 성경 읽기에 도움을 주는 유익한 안내서

새로 출판되는 두 권의 개론서는 이 같은 바른 성경 읽기에 도움을 준다. 내가 즐겨 참고했던 성경 개론서 중의 하나가 바로 「최신 구약 개론」이다. 이 책에는 다른 개론서와는 달리 “신학적인 메시지”와 “신약으로의 접근”이라는 항목이 있다. 이것은 내가 앞에서 언급한 성경 요약을 좀더 바르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번에 출간된 「손에 잡히는 구약 개론」 역시 모책의 구성을 따라 1) 이 책의 내용은 무엇인가 2) 이 책은 누가 언제 썼는가 3) 이 책의 장르는 무엇인가 4) 이 책은 복음과 어떻게 연결되는가라는 네 가지 질문에 맞게 구성되었다. 특별히 첫 번째와 네 번째 질문은 성경을 오랜 시간 동안 읽고 묵상한, 즉 성경 요약에 매우 익숙한 신학자들의 성경 읽기다. 「손에 잡히는 신약 개론」 역시 모책의 내용을 정리하였는데 너무 많은 내용을 담아내려다가 다소 산만하게 구성된 듯해 약간 아쉽다.

그러나 두 권의 개론서가 단순히 내용을 정리한 책은 아니다. 물론 성경의 내용을 각 권 별로 단순하게 정리한 안내서들도 성경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유익이 있다. 그러나 우리 영혼의 울림통은 반복되는 묵상과 읽기를 통한 요약의 과정과 신학의 과정을 통해 점점 커다란 공명을 이룬다.

물론 이 두 권의 개론서도 다른 개론서와 마찬가지로 성경이 쓰인 연대와 저자에 대하여 설명하기도 하고 성경의 내용을 단순히 정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들을 통해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성경 읽기와 묵상과 연구를 반복해 온 세 명의 탁월한 신학자들이 제공하는 ‘단단한’ 신학적 기반을 토대로 성경을 좀더 올바르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


성경 읽기,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과제

성경 읽기가 정말 중요한 우리의 과제이기에, 나는 사역하는 가운데서도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읽고 묵상한 말씀을 성도들과 나누려고 부단히 애쓰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을 읽는 데 익숙하지 않다. 오래 교회를 섬겨 오신 직분자나 복음의 열정을 가진 청년 세대나 마찬가지다. 성경의 메시지를 파악하는 것은 아무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아니다. 오래 전에 쓰인 성경을 무작정 읽어 내려가는 데만도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성경 읽기에는 적절한 안내서의 도움이 필요하며, 이 책들은 우리의 성경 읽기를 좀더 바르고 풍성하게 해줄 유익한 안내서임이 분명하다.



염부섭 | 성균관대학교에서 교육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 과정을 졸업한 뒤 미국 탈봇 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M. Div), 풀러 신학교에서 선교학 석사(Th. M) 학위를 받았다. 죠이선교회 캠퍼스 간사와 해외팀 팀장을 역임하고, 사랑의교회에서 청년부 팀장으로 사역하다 지금은 교구 사역을 하고 있다.



「손에 잡히는 구약 개론」, 「손에 잡히는 신약 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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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앞에 놓인 커다란 과제의 해답을 찾아서[IVP BOOK NEWS 119호]

[서평]
권리와 자유의 역사
칼뱅에서 애덤스까지 인권과 종교 자유를 향한 진보
존 위티 주니어 지음 | 정두메 옮김 | 무선 592면 | 2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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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적 의미의 인권의 시작점은 어디인가? 국가에 대한 실효적 권리로서의 자유권, 사회권적 기본권의 관념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가? 이 같은 질문엔 다양한 답변이 가능하지만 통상적으로는 그 출발점을 계몽주의로 잡는다.

억압적인 교권에 지배당하고 권리의 주체로서 개인이 발견되기 전인 어두운 중세를 벗어나려 했던 계몽주의적 기획에 의해 더 이상 ‘자연법’으로 집약되는 질서가 아닌, 이성에 의해 만들어지고 발견되는 ‘자연권’이 대두되었고, 이 같은 논의들이 미국 독립선언과 영국 권리장전, 프랑스 인권선언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런 설명을 의문 없이 받아들여도 될까?

기독교와 법 사이의 역사적 상관관계를 가장 치밀하게 추적하고 있는 영미권 학자 중 한 명이자, 에모리 로스쿨의 법과종교연구센터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존 위티 교수는 이 책에서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오늘날 언급되는 대부분의 근대적 기본권들은 세속화된 계몽주의적 기획에 의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16세기부터 18세기까지의 초기 근대 칼뱅주의 사상가들의 사상에서 이미 움텄다는 것이다.

저자는 일반적인 독자들에게 다소 신선하게 들리는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실제 칼뱅주의 사상가들의 저서 및 활동에서 나타난 사상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상세하게 소개한다.


제네바에서 필라델피아까지

1장에서는 모든 논의의 원형이 되는 장 칼뱅의 전후기 신학을 소개하며 칼뱅의 공과를 공평하게 다루면서도 그가 제네바에서 실험하며 주력했던 ‘그리스도인의 양심 이론’에 따른 질서 있는 종교의 자유에 대해서 설명한다.

2장에서는 1572년 8월 24일 수천 명의 프랑스 칼뱅주의자들이 학살당하면서 시작된 성 바르톨로메오 날의 대학살 사건 이후 대두된 질문에 응답으로, 다원적 신념들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다른 종교적 신념을 관용할 양심의 자유, 혼인계약과 유사한 정부와 인민간의 계약관계에 기초해 인민을 박해하는 정부에 대항할 권리를 주창한 테오도르 베자의 사상을 설명한다. 저자는 단순히 각 사상가들의 사상만 단편적으로 소개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사상이 형성되게 된 역사적 맥락까지 친절하게 잘 덧붙여 준다.

3장에서는 약 200년 후에야 발생하는 미국의 독립혁명과 매우 유사한 궤적을 이미 가졌던 네덜란드 혁명에 영향을 미친 사상가로서 자연권, 대중주권, 약속정치로 요약할 수 있는 요하네스 알투지우스의 사상을 소개하고,

4장에서는 ‘선지자, 제사장, 왕’이란 키워드에 근거해 종교의 권리, 가정의 권리, 시민의 권리를 설명해낸 영국의 존 밀턴의 사상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미국 헌법주의의 모판이 된 뉴잉글랜드 청교도들의 사상을 특정 사상가에 국한하지 않고 정리해서 소개한다. 너무 많은 사상가들을 나열하는 것을 과감히 포기하고, 핵심적인 사상가들의 주장만 요약하되, 실제 원문들도 직접 읽어볼 수 있도록 발췌하여 수록한 저자의 논의를 따라가 보다 보면, 종교의 자유에서 시작해, 양심의 자유, 계약의 자유와 같은 소위 1세대 권리인 시민적 정치적 권리가 구체적으로 칼뱅주의 사상가들이 처한 맥락에서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를 이해하게 되고, 비록 권리보다는 국가 및 공동체의 의무 형태로 주로 논의되긴 했지만 소위 2세대 권리인 경제적 사회적 권리 역시 칼뱅주의 사상가들의 주장과 실천 안에 포섭되어 있음 역시 이해하게 된다.


기독교와 권리 담론

그런데 저자는 왜 이와 같은 근대적 인권의 기독교적 작업을 시도한 것일까? 전근대적 기독교에 의해 행해지는 권리 논의는 ‘계몽주의에 대한 배신’으로 치부되고, 역으로 많은 개신교도들이 근대적 계몽주의의 권리 논의를 ‘기독교에 대한 배신’으로 이해하는 기이한 현실 속에서, 저자는 이를 상세히 시도해 본 이유를 결론부에서 두 가지로 흥미롭게 밝힌다.

첫째로, ‘인권에 대한 종교의 역할’이다. 현재 사상적 뿌리 혹은 인간의 공동체 및 제도들의 내용에 일관성을 부여하는 비전과 가치를 상실한 채 파편적으로 논의되는 인권 담론의 한계를 원뿌리였던 종교가 극복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둘째로 ‘종교에 대한 인권의 역할’이다. 인권 담론이 제기하는 도전들을 받아들여 전통적으로 인권을 옹호하고 보호했던 종교 공동체의 역할을 회복시킬 필요성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둘다 중요하지만, 특히 후자의 저술 목적은 사실 한국 사회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한국의 주류 기독교는 ‘인권’을 포함한 권리 담론에 익숙하지 않다. 권리란 의무자의 행위를 이끌어내는 힘 그리고 주장과 연계된 공동체의 변화를 촉구하는 무엇이어서, 수동적 인내가 주된 영성적 태도인 교회 내의 신학적 담론과 긴장 관계에 놓인다.

더욱이 인권으로서의 권리란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서부터 경제적 사회적 권리에 이르기까지 우선적으로 그 주된 의무자를 국가로 설정하고 국가의 행위를 요구하는 것인데, 극히 폐쇄적인 종교 공동체의 현실상 외부에 존재하는 국가를 향한 요구란 단지 불편한 무엇일 뿐 아니라, 불온한 무엇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기독교가 세상에 무엇을 줄 수 있는가’라는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과거의 질문이 ‘한국 기독교는 무엇을 배우고 자성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권 담론의 사상적 연원이 기독교 안에 있음을 확인하는 것은, 국가 폭력에 대항하며 부당한 침해에 대해 싸웠던 사상가들의 목소리를 복권해본다는 것은, 상실했던 유산들을 다시 찾아낸다는 것은, 사실 시급할 뿐 아니라 고통당한자와 약자의 편을 들고 몸으로 예수의 삶을 드러내야 할 요청을 받고 있는 한국 교회에게 지금 매우 적실한 과제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교회가 가장 반인권적 공동체로 존재하고, 이해되고 있는 형편이 아니던가.


기독교와 학문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야심작

한편, 기독교와 개별 학문과의 연결 고리를 의미 있게 추적한 저자의 저술은 또 다른 의미에서 반갑다. 국내에서 기독교 세계관은 그동안 초점을 달리하여 여러 가지로 논의되어 왔지만, 기독교적 실천을 사후적, 소극적으로 설명해 내는 틀에 머물렀을 뿐 이를 사전적·적극적으로 기획해내는 틀로서 기능하지는 못했다.

총론을 넘어선 각론은 조직되지 못했고, 구체적 삶의 문제들에 천착하여 설명해 내는 담론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는 법실무나 법학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이 책이 기독교 위에 건설된 서구의 문명적 맥락을 전제한다는 한계도 있지만, 지난한 역사적 추적을 통해 인권 담론과 기독교 모두에 적실한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야심차게 시도한 저자의 노력은 결코 가벼이 취급될 수 없다. 한국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저자의 성공적 업적에 부러움과 감사를 표한다.



이일 | 모든 인간이 가진 천부적인 존엄성과 내재적인 인권이 보장되는, 정의롭고 평화로운 날이 오기를 꿈꾸는 비전을 지닌 사단법인 공익법센터 '어필' 상근변호사이자 기독법률가회 사무국장이다.


영웅 선전주의에 왜곡된 기독교 신앙을 바로 보다[IVP BOOK NEWS 119호]

[서평]
십자가와 부활을 사는 일상 영웅
팀 체스터 지음|백지윤 옮김|무선 292면|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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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와 부활의 자리에 ‘영웅’이 나타났다

일상 영웅이라니? 일상 시리즈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IVP의 몸부림 같았다. 일상 교회? 오, 그렇지! 일상 상담? 맞아, 상담은 일상 속에서 이루어져야 자연스럽지! 거기까진 좋았다. 그런데 일상 영웅이라는 조합은 어딘가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제목이 아닌가?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땐 이렇게 삐딱하게 딴죽을 걸었더랬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는 이 책이 일상 시리즈 중에서 독자들에게 가장 많이 읽혀야 마땅한 책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성경을 성공으로 잘못 해석해 왔던가? 이 책이 지적하듯 우리는 기독교 신앙이 특별한 ‘영웅’을 통해 널리 전파될 수 있다고 믿어 왔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십자가의 도가 ‘믿는 자들에게마저’ 미련한 것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의 자리를 영웅이 대체하게 된 것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 속에서 당신이라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저자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좋은 답을 준다.


심플하고 엣지 있는 십자가와 부활의 삶

책의 전체 구성은 십자가와 부활의 패턴을 삶으로 담아내기 위한 하나의 목적 아래 복잡한 성경 공식을 단순하고 엣지 있게(?) 정리해주는 데 있다. 1부에서는 십자가 사건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증거가 되며, 속죄 제물이 되신 예수님을 통해 우리에게 정죄함이 없음을 드러낸다. 그리고 우리가 십자가 앞에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깨닫게 되어 더욱 겸손할 수 있고, 아무 자격 없이 용서받았음을 겸손하게 확신할 수 있음을 말한다.

2부에서는 십자가의 길을 걷는다는 것, 곧 제자도의 삶은 순교를 택하는 것과 같아서 목숨을 내어 놓는 위험뿐 아니라 사소한 일상의 설거지조차도 ‘자기중심성’이 아닌 ‘희생하는 삶’을 위한 섬김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3부에서는 하나님의 완전한 계시가 힘과 영광의 자리가 아닌 십자가의 수치에서 드러났음을 말하면서, 세상과 하나님 나라, 제자들의 패턴을 소개하고 있다. 각각의 패턴은 현재와 미래의 차이를 대조한다. 우리는 지금 세상에서 ‘썩어짐의 종노릇’을 하고 있지만, 미래에는 해방되어 ‘영광의 자유’에 이르게 될 것이다(p. 143). 지금 하나님 나라는 감추어져 있지만 언젠가 물이 바다를 덮음같이 온 세상을 덮을 것이다(p. 153). 제자들이 고난 중에 있음에도 기뻐할 수 있는 것은 마침내 그리스도의 영광에 참예할 것임을 확신했기 때문이다(p. 166).

이 책의 진가는 4부에서 드러난다. 저자는 부활의 능력이 약해지기 위한 능력이자 섬기기 위한 자유이며 죽기 위한 생명이라고 정의한다. 나는 책을 읽다가 울림을 주는 문장을 만나면 잠시 숨을 고른 후에 반복해서 그 문장을 묵상한다. 좀 심한 비약처럼 들릴지는 몰라도, 나는 저자를 통해 ‘약해지기 위한 능력이 부활의 능력’이라는 ‘복음’을 들었다.

"부활의 능력은 그리스도의 죽음 안에서 그분과 같이 된다는 뜻이다. 그것은 약해지기 위한 능력이다. 견디는 능력이며, 고난받을 수 있는 능력이다. 이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경험이다. 약함 가운데 있는 능력이 우리의 자랑이다."(p. 191)

5부에서는 죽음 이후의 세상에 대한 부활의 약속과 소망이 우리로 하여금 더욱 담대한 모험을 실천하게 한다고 말한다. 부활은 정의가 승리할 것임을 보여 주는 표징이기에 부활의 믿음이 있다면 영원한 상급을 위한 소망을 품고 다른 이들을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 현재보다 미래를 우선시하는 ‘종말론적 이분법’으로 사는 것이다(p. 271).


성경을 성공으로 오독하는 우리들의 교회 사정

이쯤에서 잠시 나를 소개할까 한다. 나는 말 많고 탈 많은 교단의 6년차 목사다. 지금은 수원에 있는 한 기독교 사립학교에서 교목으로 아이들을 괴롭히고 있지만 이전까지는 교회라는 ‘조직’안에서 괴롭힘을 받았다. 혹 조직이나 괴롭힘이라는 표현에 거북함을 느꼈다면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길 바란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교회는 공동체라기보다 조직에 가까웠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조직의 특성을 교회가 고스란히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수많은 교회들이 목적 달성이라는 우상의 포로가 되어 간다. 그들에게 부활의 능력은 강해지기 위한 수단이자 방법이다. 이기적인 목적을 우선한 공동체는 눈이 가려져 복음이 왜곡되어도 눈치를 채지 못한다. 십자가의 초라함 대신 영웅의 화려함만을 강조한다. 특별한 영웅을 내세워 더 많은 성도를 찾아 헤매는 모습, 승리주의 바이러스에 깊이 감염된 모습, 일그러진 한국교회의 얼굴이다. 이런 양상에 대해 저자가 인용한 돈 카슨의 말을 주목해 보자.

"우리가 계속해서 그리스도인 체육인들, 언론인들, 대중 가수들을 내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 그들의 의견이나 은혜의 경험이 다른 신자들의 의견이나 경험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현대 서구의 전도는 승리주의 바이러스에 깊이 감염되었으며, 그로 인한 질병은 인간성을 파괴하고 은혜를 축소시키며 돈과 영향력과 ‘우리 시대의 지혜’에 충성을 맹세하게 만든다."(p. 155)

승리주의 바이러스는 서구보다 한국교회의 전도에 더욱 깊이 침투해 있는 것 같다. 복음 전도 설교에 십자가의 도는 간데없고 긍정의 힘과 능력이 춤을 춘다. 성경의 인물들도 영웅 탄생을 위한 본보기로 사용된다. 요셉은 우리의 꿈을 실현해 줄 롤 모델이 되었고, 뜻을 정하여 왕의 진미를 거부한 다니엘의 결단은 뜻을 ‘서울대’로 정하고 공교육을 거부한 채 사교육과 선행 학습에 몰두하는 이들의 결단으로 탈바꿈했다. 심한 비약이라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성경이 성공으로 오독되고 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특별한 영웅이여, 이제 일상 영웅들에게 그 자리를 내주길

이 책의 목적은 특별한 영웅이 취한 자리를 평범한 영웅들에게 내주어야 한다는 데 있다. 평범한 영웅이란 십자가와 부활의 패턴을 머리, 가슴, 손(발)으로 체화시킨 익명의 사람들이다. 십자가와 부활의 소망으로 인내하는 그들에게 과감히 영웅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어도 좋지 않을까? 지금 우리들에겐 승리하는 조직이 아닌 약함의 공동체가 필요하다. 나는 “내가 부득불 자랑할진대 내가 약한 것을 자랑하리라”(고후 11:30)라고 말하며 사는 영웅들이 곳곳에 나타나길 간절히 기대한다.



한정호 | 자칭 책읽기를 살아 내는 모임 ‘일책’(일주일에 책 한 권)의 외로운 대표이자, 수원중앙기독중학교의 담임목사(담임샘이자 교목을 합친 말)로 정체성의 혼돈을 경험하면서 살고 있다.


언더우드는 우리에게 축복이었다[IVP BOOK NEWS 119호]

[서평]
언더우드
조선에 온 첫 번째 선교사와 한국 개신교의 시작 이야기
릴리어스 호턴 언더우드 지음 | 이만열 옮김 | 양장 396면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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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역사 장르의 최고봉 

역사를 연구하고 관련 글을 쓰는 역사가인 나는 역사 연구의 정점에 전기가 있다고 믿는다. 역사학은 기본적으로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그 인물을 둘러싼 시공간의 정치, 사회, 문화, 종교, 경제적 환경의 상호관계를 분석하고 탐구하는 학문이다. 그중 전기 저술은 단지 개인의 일생을 복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이 경험하고 조우한 특정 시대와 환경과 관련 인물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일이며, 거시적이고 광범위한 백과사전식 요약정보뿐 아니라 가장 전문적인 미시적 연구 성과까지도 포괄해야 한다.

 따라서 나는 진정한 역사가라면 자기 경력이 무르익었을 시점에 한 인물을 입체적으로 묘사한 필생의 역작으로서의 평전(評傳, critical biography) 한 편을 세상에 자랑스레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든 전기가 전문 학술 연구 성과를 반영하는 평전일 필요는 없다. 연구 대상이 되는 인물의 몇 세대 후, 혈연적 관계가 없는 역사가가 객관적인 관점으로 그 인물을 평가하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이런 역사가 역시 결국 가장 가까운 사람이 그 인물에 대해 남긴 개인적이고, 때로는 주관적이라 할 만한 기록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런 기록은 당사자가 직접 쓴 1차 자료에 필적하는 가치가 있다. 이런 기록들이 쌓이고 분석되면서 치밀한 평전의 토대는 만들어진다.


‘한국의 언더우드: 친밀한 기록’

여기 한국에 온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 중 하나인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Horace Grant Underwood, 1859-1916)에 대한 ‘친밀한 기록’이 있다. 아내로, 동료 선교사로, 언더우드의 가장 가까이서, 그와 27년을 함께 살며 동역한 릴리어스 호턴 언더우드(Lillias H. Underwood, 1851-1921)는 남편이 사망한 지 채 2년이 지나기도 전에 ‘한국의 언더우드’(Underwood of Korea, 원제)라는 제목으로 그의 삶과 사역을 회상하며 ‘친밀한 기록’(an intimate record, 부제)을 남겼다.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살던 언더우드였기에, 누구도 그가 50대 중반의 이른 나이에 급작스레 세상을 떠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을 테다. 한국과 미국 전역을 열정적으로 돌아다니며 복음을 전했던 남편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던 때, 호턴은 그를 지독히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사력을 다해 친필 기록을 남겼다(원래 몸이 약하고 지병이 있었던 호턴은 이 전기를 완성한 3년 후, 남편을 따라 본향으로 가는 여정에 올랐다).

이 책의 구절 하나하나에 절절히 드러나듯, 남편의 성품과 삶과 사역 모두를 지극히 존경하고 사랑하고 지지했던 호턴은 이 ‘존경과 사랑과 지지’라는 키워드를 토대로 (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생애를 예감하며) 긴 유언장을 쓴다는 심정으로 이 전기를 써내려 간 것 같다.


언더우드의 유산

언더우드는 한국에 온 모든 개신교 선교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선교사로 인정받고 있다. 동시대를 살았던 유명한 선교운동가 존 모트(John Mott, 1865-1955)는 언더우드를 추모하는 글에서 “그리스도의 나라를 확장시킨다는 관점에서 볼 때, 우리 시대에 언더우드 박사만큼 짧은 시간에 그렇게 커다란 업적을 이룬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불굴의 의지와 낙관적, 긍정적 사고방식,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의 화신이었던 언더우드는 당시 세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은둔의 나라’(The Hermit Kingdom)를 사역과 연설, 글을 통해 세계 기독교 확장의 중심지로 알려지게 만들었다.

물론, 그가 사망한 직후 1917년에 재한북장로교선교회에서 발표한 결의문과 한국개신교복음주의선교회 연합공의회에서 발표한 조사에도 나오듯(pp. 365-371), 언더우드는 1884년 개신교 선교 시작 이래 한국에서 탄생하고 성장한 거의 모든 기독교 복음, 의료, 교육, 문서 사업의 선구자이자 기획자, 실행자, 지도자였다. 지난 20세기 말까지 한국에서 활동한 2천 명이 넘는 개신교 선교사들의 거의 모든 활동의 토대를 확고히 구축한 개척자가 바로 언더우드였다.


호턴의 언더우드

“이 글을 서술해 가는 동안 필자에게 점점 더 명확해졌던 사실은, 언더우드의 전 생애 가운데 하나의 두드러진 특징, 즉 하나의 지배적인 성격이 바로 사랑이라는 점이었다. 이것은 교파나 인종이나 시간이나 장소와 같은 좁은 테두리에 얽매이지 않고, 하나님과 인간에 대해 무한히 넘쳐흐르는 위대한 사랑이었다”(p. 20). 호턴은 언더우드가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교회, 한국과 한국인, 가족과 동료를 향한 사랑에 매인 사람이었으며, 그의 모든 삶과 사역과 죽음이 그 사랑에 강권되어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을 그려 내고 싶어 했다. 이런 삶을 토대로 기술된 이 전기는 저자의 목표를 충분히 달성하고도 남았다.

호턴의 언더우드를 읽는 독자는 ‘지금껏 내가 이 분의 훌륭함을 너무 몰랐구나’ ‘이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이 우리에게 온 것이 정말로 큰 복이었구나’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며, 특히 그의 죽음을 직면한 한국 및 미국의 기독교인, 동료와 친구, 가족이 쓴 송사를 읽는 장면에서는 시나브로 눈가에 맺히는 눈물과 가슴을 울리는 감동을 맛볼 가능성이 크다.


다음 단계

그러나 호턴이 묘사하는 언더우드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한국 기독교사 분야의 원로이자 저명학자인 역자 이만열 교수가 지적하듯, 호턴은 언더우드와 가장 친밀한 관계에 있었기에 가까이서 언더우드의 내밀한 경험과 고민과 행동의 원인을 지켜보고 읽어낼 수 있었지만, 바로 그 똑같은 이유 때문에 남편의 오류와 실책을 제대로 지적하지 못했다.

호턴은 필연적으로 제3자의 입장에서 관찰하고 객관화하는 시선을 가질 수 없었다. 역자 이만열 교수는 호턴의 서술 군데군데에 역주를 삽입함으로써 잘못된 역사 기술과 정보를 교정하고 편향된 해석을 바로잡으며 관련 문헌을 소개했는데, 이는 원 저술과 번역이 상호 보완 관계에서 시너지 효과를 이룬 탁월하고 모범적인 사례다.

이제 우리에게는 다음 단계의 과제가 있다. 1918년에 나온 호턴의 이 전기 이후 100년이 더 지난 이 시점까지도 우리 교계와 학계는 언더우드의 면모를 종합적으로 다룬 결정판 평전을 아직 생산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호턴의 「언더우드」는 언더우드 및 한국 기독교 역사 연구의 토대가 되는 가장 가치 있는 표준 저술이므로,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반드시 읽고 소장해야 할 중요한 사료다.



이재근 |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선교학과 교회사를 가르친다. 20세기 세계복음주의 역사를 주제별로 다룬 『세계복음주의 지형도』(복있는사람)를 곧 출간할 예정이다.


십자가 아래서 제자도를 곱새기다[IVP BOOK NEWS 119호]

[서평]
세상을 바꾼 한 주간
십자가 영성을 찾아 떠나는 40일 여정
김영봉 지음 | 무선 324면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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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한 주간」은 IVP 직영서점 산책에서 가장 먼저 만나보실 수 있고, 
YES24, 교보문고, 알라딘, 인터파크, 반디앤루니스 등 주요 온라인 서점과 
갓피플몰, 라이프북 등의 기독교 온라인 서점 및 지역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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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방식으로 ‘세상을 바꾼’ 영웅

제목만 보고는 예수님의 수난 주간을 가리키는 줄 미처 생각 못했다. ‘세상을 바꾼’이라는 수식어에서 진즉 프랑스대혁명이나 종교개혁 같은 세계사적 사건만을 떠올린 탓이다. 세상을 바꾼 정도라면 말 그대로 ‘낡은 체제’(ancien régime)를 혁파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사건쯤은 되어야 하지 않나 싶었던 거다. 그런데 제 발로 죽으러 간, ‘반란죄’라는 모함을 뒤집어쓴 채 정치범의 최후인 십자가형으로 생을 마감한 그 시간이 세상을 바꾸었다?

그보다는 “열두 군단 이상의 천사들”(마 26:53)로 꾸린 ‘어벤져스’를 거느리고 보검을 휘두르며 진격하는, 로마제국 타도의 기치를 내건 전쟁이 그에 어울리지 않나 말이다. 그래야 제대로 ‘세상을 바꾼’ 스펙터클한 스토리가 되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것은 세상 나라를 전복하고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방식이 아니었다.

“주님의 소명은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것입니다. 진리와 사랑의 나라를 세우는 것입니다. 그것은 칼로 세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에게는 칼과 창보다 더 큰 힘이 있었습니다. 열두 군단이 넘는 천사를 동원할 수도 있었습니다. 로마식으로 한 군단은 6천 명이었으니, 엄청난 수의 천사를 부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하나님이 작정하신 구원의 역사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p. 222)

“조국 해방에 대한 열망을 품고 예수님의 제자가 된” 가룟 유다의 관점에서는, 놀라운 표적들을 일으킨 스승의 능력으로 로마 제국을 단숨에 뒤엎고 유대 민족의 해방과 독립을 이루는 것이 ‘새 세상’의 비전이었을 터이다. 그러니 ‘세상을 바꾼 한 주간’은 가룟 유다에게는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 같은 스승의 모습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시간이었을 테고, 당대의 종교 기득권층인 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는 기득권의 치명적 위협 요인을 제거하는 음모와 계략의 시간이었으며, 유대 총독 빌라도에게는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보호하려고 발버둥친”(자기에게 주어진 권력으로 충분히 옳은 일을 할 수 있었음에도) 시간이었다. 그리고 베드로를 위시한 제자들로서는 자신들의 허약하고 연약한 믿음과 제자도의 실패를 처절히 경험한 시간이었다.


오늘 우리에게 이 한 주는 어떤 의미인가? 

작년 사순절 기간 동안 지은이가 “매일 한 단락씩 집중하여 본문을 세밀하게 연구하고 정리”한 「세상을 바꾼 한 주간」에서 경험하는 ‘한 주간’은 “십자가를 새롭게 만나는 여정”이 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그런 점에서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에 대한 설명은 십자가의 인류사적 의미를 새롭게 각성하게 한다. 즉,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해주십시오”라는 예수님의 기도가, 당신 자신의 개인적 죽음을 앞두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갑작스럽게 패닉에 빠진” 인간의 모습이라고 쉽사리 결론내릴 수 없다. 십자가 죽음이 “온 인류의 모든 죄”를 대속하는 측정불가한 무게의 죗값을 치르는 것이었음을 고려하면, 겟세마네 기도에 담긴 예수님의 고민과 두려움이 이해된다는 것이다.

책에서 특히 절실히 공감하며 묵상한 대목은 바로 빌라도에 관한 통찰에 이르러서였다.

“빌라도를 떠올리며 우리 자신을 돌아봅니다. 우리도 얼마나 자주 빌라도처럼 행동하는지요! 선과 악, 진실과 거짓, 정의와 불의 사이에서 침묵하기도 하고, 모른 체하기도 합니다. 양심은 소리치지만, 우리는 못들은 체 외면합니다. 공연한 일에 연루되지 않으려고. 시간과 정력을 쓸데없는 일에 허비하지 않으려고. 다른 사람의 일로 해를 입지 않으려고. 그와 같은 침묵과 외면으로 인해 악은 더욱 번성하고 불의가 활개를 칩니다. 빌라도는 2천 년 전에 살았던 한 사람에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빌라도가 됩니다.”(p. 252)

그렇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빌라도가 된다. 아니, “정의와 불의,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가만히 있으려는 침묵과 외면, 그리고 이를 변호하거나 감추려는 “교활한 죄성”을 지닌 우리가 곧 빌라도다!


더욱 폭넓게 이해되는 예수님의 한 주

「세상을 바꾼 한 주간」은 예수님의 수난에 관한 역사적이고 신학적인 주해가 충실히 담겼는데, 그렇다고 독서와 묵상이 방해받거나 영적 도전이 약화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역사적 신학적 풀이가 주는) 평소 의아해하던 성경 본문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유익과, 영적 통찰이 담긴 메시지가 주는 도전을 고스란히 함께 누리게 되는 건 글쓴이의 온축된 공부와 깊은 묵상 덕분일 터다. 일례로, 예수살렘 성전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며 분노하신 성전 정화 사건에 대한 대목이 그렇다.

“[예루살렘] 성전 본채 바깥에 있는 광장을 ‘이방인의 뜰’이라고 부릅니다.…이방인의 뜰에는 돈 바꾸는 사람들과 제물로 쓸 짐승을 파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당시 통용되던 동전에는 이교 신상이나 황제의 상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께 드릴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성전에서 통용되는 돈으로 바꿔야 했습니다. 한편 제사장의 검사에 반드시 통과할 만한 흠 없는 짐승을 파는 상인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제사장들과 결탁하여 이권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상인들은 제사장들을 등에 업고 부당한 이득을 챙기고, 그중 일부를 제사장들에게 상납한 것입니다…제사장의 권력을 등에 업고 부당 이득을 착복하는 상인도 강도요, 그들의 뒤를 봐주면서 이득을 챙기는 제사장과 레위인도 강도입니다. 그들의 부정을 환히 알면서도 오직 자신이 받을 복을 바라고 제사를 드리는 사람도 강도입니다. 그들은 가정과 일터에서 부정하고 불의하게 행동하면서도 제사만 잘 드리면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이라고 착각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모두 강도로 규정하셨습니다.”(pp. 23-24)

‘달란트 비유’에 대한 풀이도 이에 못지않게 인상 깊다.

“다섯 달란트 받은 종과 두 달란트 받은 종이 동일한 칭찬을 받았다는 사실에서 하늘나라의 원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주님이 기대하시는 것은 최선이지 최고가 아닙니다. …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가 엄청난 차이지만, 주님은 그것을 보시지 않습니다. 다섯 달란트 받은 종과 두 달란트 받은 종이 성실하다는 점에서 같다면, 동일한 칭찬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달리 말하면, 능력은 다를 수 있지만 성실함은 같을 수 있습니다.”(p. 170)

「세상을 바꾼 한 주간」은 예수의 생애 마지막 한 주에 대한 마태복음의 기록을 통해 십자가의 길을 걷는 제자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고 듣고 곱새기게 한 뒤 마침내 결단하도록 이끈다. 그러니 이 책은 ‘묵상적 읽기’를 통해 독서-묵상-기도가 어우러지는 방식이 유익할 것이다. 아니, 읽다 보면 어느새 묵상과 기도에 잠겨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옥명호 | 책보다는 드라마를, 드라마보다는 영화를 더 좋아한다. 월간 《복음과상황》 편집장으로,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와 함께 '10대를 위한 인생 잠언' 「답 없는 너에게」(홍성사)를 썼다.


아픔과 더불어 사는 인생 [IVP BOOK NEWS 119호]


우리 민족의 가슴에는 한이 맺혀 있다. 이는 외세의 잦은 침략과 압제로 짓밟히고 처절한 가난에 찌든 오랜 비운의 역사가 만들어낸 한국인의 특이한 심성이다. 그동안의 경제 중흥은 가난을 면하고 한번 잘 살아보려는 한풀이였다고 볼 수 있다. 이 사회가 경제 성장 제일주의로 치달음으로써 기성세대 안에 가난으로 사무친 한을 풀어 주었다면, 젊은 세대는 성장주의로 인한 후유증을 고스란히 떠안았으며, 따라서 더 깊고 고통스러운 한이 맺혔다. 

성장주의 부작용이 빚어낸 사건들이 그들 안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지금 그것이 한이 되어 슬피 울고 있다. 이들의 상처를 싸매 주며 그 한을 풀어 주어야 한다. 이는 경제 성장이 아니라 긍휼과 정직과 배려, 즉 인간다움이 이 사회에 회복됨으로만 가능하다. 그런데 바로 이 점이 기성세대 정치인과 종교인들에게 결여되어 있다.



무엇을 잊지 말아야 하나


세월호 사건 1주기 이래로 이를 ‘잊지 말자’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사회의 무정함과 인간다움의 상실을 그대로 방증하는 바이다. 금수가 아니고서야 어찌 그 일을 잊을 수 있으랴. 우리 아이들이 눈앞에서 산 채로 수장되는 길고도 긴 시간을, 숨 막히고 간장이 녹는 아픔과 좌절과 분노로 자지러졌던 그 참극을! 이 사건은 우리 가슴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철필로 새겨지고 우리 민족사에 가장 참혹하고 충격적이며 치욕과 의혹으로 얼룩진 비극으로 기록될 것이다.

아무리 불편한 진실에 눈 감고 망각의 늪 속에 그것을 묻어버리려 해도 곧 드러날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세월호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이 사회의 총체적인 부패와 부실함이 드러난 사건이었음을 잊지 말자. 국가 개조 차원의 변혁이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공약이 위기 모면을 위한 임기응변이었는지, 어떤 실효가 있었는지 진단해야함을 잊지 말자. 이처럼 큰 희생을 치르고도 진정한 자성과 변화가 없다면 이 민족은 희망이 없다.

또한 교회가 이 민족적 비극 앞에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를 곧 역사가 심판할 것임을 잊지 말자. 교회가 고통 받는 이들의 눈물을 씻어주고 그들의 원통함을 풀어주며 선견자적인 안목으로 이 민족의 갈 길을 제시했는지, 자신의 명예와 무사안일만을 추구하는 태도로 권력에 빌붙어 짖지 못하는 개가 되었는지는 머지않아 역사가 판명해 줄 것이다.



인생은 아프다

미국 칼빈 신학교 교장이었던 존 크로밍가 교수는 평생 정신분열증에 걸린 아들을 곁에 두고 살며 피 말리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윤리학자 스탠리 하우어워스도 평생 극심한 우울증으로 시달리는 아내를 돌보며 미칠 듯 괴롭고 고독한 삶을 근근이 버텨냈다고 고백했다. 

평생 하나님께 간구하며 매달려도 가시지 않는 아픔을 절절히 끌어안고 신음하며 사는 이들이 우리 주위에도 부지기수다. 하우어워스가 말했듯이, 이런 이들에게 신앙은 해답이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 민족은 지금 개인과 가정의 아픔뿐 아니라 무너져 가는 교회와 사회와 이 나라에 대한 염려와 아픔을 끌어안고 산다.

이해할 수 없는 인생의 고뇌와 실존의 아픔을 눈곱만큼도 이해하지 못한 채 모든 문제의 정답을 가진 듯 기독교 신앙을 만병통치약처럼 소개하는 천박하고 상업적인 메시지는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느끼게 한다. 어떤 설교자들은 기본적으로 인생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 실제 존재하지 않는 허상의 인물들을 향해 설교하듯이 청중의 실존과 동떨어진 메시지로 허공을 친다. 교인들이 처해 있는 실존의 깊이에 도무지 파고들지 못하는 설교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뿐이다. 제발 알 수 없는 인생의 고통에 질려 혼비백산해 있는 이들에게 믿기만 하면 만사형통할 것처럼 입빠른 정답을 툭툭 던지는 무정함과 경박함을 피해줬으면 좋겠다. 바로 나부터.



박영돈 
현재 고려신학대학원에서 교의학 교수로 섬기고 있으며, 한국교회 성령 운동의 문제점을 분석한 「일그러진 성령의 얼굴」과 한국교회의 근원적 문제에 대한 성경적 대안을 제시한 「일그러진 한국교회의 얼굴」(이상 IVP)의 저자다. 

우리의 신앙을 짙푸르게 할 IVP 여름 신간[IVP BOOK NEWS 119호]

[IVP 여름 신간]


아펜젤러 조선에 온 첫 번째 선교사와 한국 개신교의 시작 이야기
A Modern Pioneer in Korea
윌리엄 그리피스 | 이만열 옮김

선교사 아펜젤러의 생애를 다룬 유일한 전기. 아펜젤러와 동시대 인물인 윌리엄 그리피스의 전기는 언더우드와 아펜젤러를 연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자료로 손꼽힌다. 일반 독자에게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고, 진지한 연구자에게는 믿을 만한 사료를 제공하는 자료집이다. 번역자 이만열 교수는 번역을 새로 꼼꼼히 개정하였고 새로운 역주들을 추가하여 자료의 신빙성을 높였다.







모든 사람을 위한 공동서신(야고보서, 베드로전후서, 요한일이삼서, 유다서)
톰 라이트 에브리원 주석 시리즈
Early Christian Letters for Everyone: James, Peter, John and Judah
톰 라이트|김명희, 이철민 옮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떻게 살도록 부름받고 있는가?
새로운 소망과 생명을 얻었지만 그리스도인의 삶이 늘 기쁜 것만은 아니다. 12번째 에브리원 주석은, 불의한 현실과 적대적인 세상에 맞선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편지들인 공동서신이다. 사도들은 고난이 거셀수록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부르심에 합당한 행동을 하도록 권면한다. 빛을 잃고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세상에 오늘 우리가 보여 줄 것은,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실천하는 삶이다.







뜻밖의 손님
The Parable of the Unexpected Guest
D. A. 짐머만 | 이지혜 옮김

어느 날 갑자기 그분이 우리 집을 찾아오셨다!
IVP가 엄선해서 오랜만에 선보이는 그림책. 쓸모있는 자들만이 환영받는 세상에서 이리저리 치여 살다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살아가던 나. 이런 나에게 예수님이 찾아오셔서 개인적, 사회적 일상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일으키시는데…. 재치와 위트로 똘똘 뭉친 D. A. 짐머만이 「내 마음 그리스도의 집」의 현대적 오마주로 쓴 이 책에서는, 고립된 개인이 예수님으로 인해 삶의 구석구석에서 신앙의 지평을 넓히는 경험을 담고 있다. 직장에도 따라오시고 헤어진 남자친구에 대해서도 물으시는 예수님을 만나 보자. 추구자나 새신자를 위한 선물용으로 제격이며, 「내 마음의 과일나무」 최정인 작가의 사랑스러운 그림을 기대해 보시라.




복음주의와 세계 기독교의 형성
The New Shape of World Christianity
마크 놀 | 박세혁 옮김

오늘날 서울과 짐바브웨, 상파울루에서 행해지는 기독교 예배와 간증
이 미국 백인 중산층 기독교를 닮은 이유는 무엇인가? 보통 선진 문명과 막강한 부로 미국제 복음주의가 이식되었기 때문이라고들 말한다. 역사는 정말 그렇게 말하는가? 탁월한 미국 종교사학자 마크 놀은 이런 통념을 재고하도록 촉구하고, 미국 복음주의와 세계 기독교의 형성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세계 신생 교회들이 미국식 복음주의로 발전하는 것은, 이들이 미국 기독교 형성 당시와 비슷한 사회적 영향에 직면했기 때문에, 즉 역사적 조건의 유사성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수많은 흥미진진한 사례와 함께 오늘의 세계 기독교를 탁월하게 개관한다.




그리스도와 법
Christian Perspectives on Legal Thought part 2
로버트 코크런 외 | 이일 옮김

기독교적 관점에서 법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저자들은 리처드 니버의 「그리스도와 문화」의 분석틀을 사용하여, 기독교의 여러 전통들이 법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그리스도와 법의 화해를 추구하는 종합주의 모델로서 로마 가톨릭의 법 이해, 법을 변화시키는 그리스도라는 변혁주의 모델로서 칼뱅주의의 법 이해, 법에 대항하는 그리스도라는 분리주의 모델로서 급진적 종교개혁 전통과 침례교 전통의 법 이해, 법과 긴장 관계에 있는 그리스도라는 이원론적 모델로서 루터파의 법 이해를 살펴볼 수 있다.






그리스도와 지성
Jesus Christ and the Life of the Mind
마크 놀 | 박규태 옮김

그리스도에 대한 묵상을 통해 그리스도인의 학문 활동의 의미와 방법을 모색하는 책이다. 특히 기독교의 고전적 교리와 기독론을 탐구함으로써 그리스도를 묵상하고, 이를 통해 기독 지성인들이 학문 연구를 해야 하는 당위 및 동기를 부여한다. 학문 연구 및 지적 활동에 있어 기독 지성인들이 가져야 할 자세와 연구 분야에서 어떻게 복음주의적인 학문 추구를 할 것인지를 제시하는 책으로, 신앙과 학문의 통합 논의가 좀더 근본적인 신학적 성찰에 뿌리내리도록 도울 것이다.







기독교는 타종교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Can Evangelicals Learn from World Religions?
제럴드 맥더모트 | 한화룡 옮김

타종교는 기독교 신앙과 공명할 수 있는가? 예수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구원 역사와 계시는 타종교의 지혜와 공존할 수 없는가? 지금까지 보수적인 기독교는 구원론에 집착한 나머지 복음의 계시적 가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다른 신앙을 살펴보고 배우려는 태도를 극도로 경계해 왔다. 오랫동안 종교철학을 가르쳐 온 복음주의자인 저자는 성경과 교부들, 조나단 에드워즈의 신학 전통에 근거해 이런 질문들과 오해들에 도전하고, 종교적 다원주의에 대한 최근 논의들을 일목요연하게 짚어내면서 타종교 안에 기독교적 가치와 지혜가 들어 있음을 설득력 있게 말한다. 이 책은 다른 신앙을 가진 사람들과의 교제와 대화를 적극 지지하며,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기독교를 하나의 종교가 아닌 전우주적 진리임을 기억하게 한다. 복음주의권에서 이 주제를 다룬 거의 독보적인 책이다.



마음, 뇌, 영혼, 신
Minds, Brains, Souls and Gods
말콤 지브스 | 홍종락 옮김

기독교 심리학, 성경적 상담학, 심리학에 물든 기독교라는 주제로 교회가 한바탕 뜨거웠던 적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주변 학문과 결합하며 빠른 속도로 발전한 최근의 심리학, 특히 신경심리학에 대한 논의는 빠뜨린 채 그저 안전한 주제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제대로 된 기독교적 심리학을 위한 신뢰할 만한 안내서의 부재가 아쉬운 상황에서 신실한 그리스도인이자 심리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저자는 심리학, 신경과학, 진화론, 인지과학 분야의 최신 정보를 아우르며, ‘영혼’의 존재, 결정론과 자유, 이타주의, 하나님의 인도하심, 환원주의, 진화론, 유전학 및 관련된 많은 문제들 등 기독교 신앙과 직결된 주요 심리학 문제를 명쾌하게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