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28일 수요일

우리는 성경을 생명의 말씀으로 대하고 있는가? 『성경이란 무엇인가』


엉클 존이 10개월 만에 돌아왔습니다.
그는 21세기의 청중들에게 말합니다.
"성경이란 무엇입니까?"



성경이란 무엇인가
온 세상을 살리는 하나님의 계시
존 스토트 | 박지우 옮김 | 128*196 | 128면 | 8,000원 



이 책은 존 스토트가 1980년 올 소울즈 교회에서 설교한 시리즈를 정리한 것입니다. 이로써 동시대의 청중들과 독자들에게 성경을 바로 알고 성경을 사랑하고 살아 내라고 도전한 것이었지요.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1980년에 한 설교가 꼭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던지는 말씀 같습니다.




성경, 도대체 무슨 책이길래 이토록 이야기해도 모자라지 않다는 말인가.



성경이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라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아마 집집마다 책장에 적어도 한 권은 꼭 있을 정도지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정작 집어 들어 읽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성경은 과연 어떤 책이길래 우리가 지금까지도 성경을 읽어야 할까요? 2천년, 그보다 더 오래된 것 같은 이야기들을 담아낸 이 말씀, 과연 21세기에도 유효할까요?

우리의 선생님 존 스토트는 1-3장에서 성경을 기독교의 핵심 진리인 삼위일체와 연결해 설명합니다. 곧 하나님이 성경의 근원이시고, 예수 그리스도가 성경의 주제이시며, 성령이 성경을 살아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 되도록 영감을 불어넣으신다는 사실이죠. (1장 하나님과 성경, 2장 그리스도와 성경, 3장 성령과 성경)

이어서 4-5장에서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성경을 바른 태도로 대해야 하는지 권합니다. 교회는 성경 위에 굳게 서서 성경에 담긴 보물을 지키고 전해야 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께 귀 기울이고, 그분의 음성을 듣고, 경배와 믿음과 순종으로 그분께 반응함으로써 그리스도 안에서 성장하여 성숙에 이를 수 있다고 말입니다. (4장 교회와 성경, 5장 그리스도인과 성경)




성경, 그리스도인의 삶과 공동체에서 본래의 자리를 회복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성경이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되었으며 권위 있는 책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경의 가르침을 믿고 성경의 약속을 받아들이며, 성경의 명령에 순종하려고 애씁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살아 있는 음성”으로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아까 말씀드렸듯, 성경을 집어 들어 읽는 사람이 많지가 않습니다. 당장 저부터도 교회에서 같이 읽자고 하는 말씀 범위만큼만 읽고 더 이상 진도를 빼지 않는다는... 아마도 성경이 오늘을 살아가는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생각하고 판단하지 않고, 막연히 신앙생활의 일부라 여기기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1년 런던현대기독연구소에서 말씀을 전하는 존 스토트
by Brett Jordan

“기대하는 마음 없이 성경을 대한다면 성경 읽기는 그저 진부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일과가 되고 맙니다.”

절제된 말로 우리에게 권면하는 존 스토트의 말 속에 녹아든 삼위 하나님과 성경, 그리고 교회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우리는 엿볼 수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사람, 아무 감흥 없이 말씀을 대하고 있는 사람, 성경을 좀더 깊이 이해하길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성경에 대한 기초적 이해뿐 아니라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순종하려는 갈망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님이 기꺼이 추천사를 써주셨는데요, "추천사를 남발하지 않기 위해" 추천사를 쓰지 않겠다고 생각하시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예외적으로 이 책을 추천해 주신 것이 참 감사합니다. 그만큼 이 책이 소중하구나 하는 생각에 출판사 편집진들도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성경을 하나님 말씀으로 대하지 않는다. 불행한 것은 교회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성경이 권위를 잃어버린 이 시대에 교회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성경을 생명의 말씀으로 굳게 붙드는 것이다. "



성경이 그리스도인의 마음과 가정에서 본래의 자리를 회복하기를, 전 세계 강단에서 귀하게 선포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존 스토트. 그의 모든 책이 그렇듯 꼭꼭 씹어 읽을 때 경험되는 진가를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본문에서 다룬 말씀들을 골라 책 모양으로 책갈피도 만들었답니다 :-)




|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 왜 성경이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지 알기 원하는 사람
-오늘날 여전히 적실하고 능력 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성경을 만나고 싶은 사람
-하나님의 계시인 성경을 균형 잡힌 관점으로 더 깊이 이해하기를 원하는 그리스도인
-교회나 공동체에서 성경의 본질을 가르치고 나누려는 소그룹 리더나 교회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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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란 무엇인가』는 IVP 직영서점 산책에서 가장 먼저 만나보실 수 있고,
여러 지역 기독교 서점과
YES24, 교보문고, 알라딘, 인터파크, 반디앤루니스 등 주요 온라인 서점,
갓피플몰, 라이프북 등의 기독교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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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으로 |

계시가 없으면, 곧 신적 가르침과 인도가 없으면, 우리 인간은 망망대해에서 방향키 없이 표류하는 작은 배, 바람 부는 대로 맥없이 날아다니는 나뭇잎,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는 소경처럼 되고 맙니다. 우리가 무슨 수로 길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하나님의 인도 없이 어떻게 하나님의 길을 찾는단 말입니까? 본문 8절과 9절은 인간이 외적인 도움 없이 자신의 지성만을 가지고 하나님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단호히 이야기합니다. “이는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이는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음이니라.” 다시 말해, 하나님의 마음과 인간의 마음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하나님의 길과 생각은 인간의 길과 생각과 극명하게 대조를 이룹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행하는 것과 하나님이 생각하시고 행하시는 것 사이에 바로 이 거대한 심연이 놓여 있습니다. 하늘이 땅보다 높듯 하나님의 생각과 길은 인간의 생각과 길보다 높습니다. 이는 결코 만날 수 없는 아득한 거리를 뜻합니다. (p. 17-18)

루터가 종종 말했듯, 성경은 아기 예수님이 누워 계신 구유 혹은 요람입니다. 요람을 살피느라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는 것을 잊지 맙시다. 성경은 여전히 지혜 있는 사람들을 예수님께 인도하는 별입니다. 그렇다면 천문학적 호기심에 사로잡혀 그 별이 인도하는 집을 지나치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그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아기 예수님을 못 보는 일이 없게 합시다. 성경을 예수 그리스도라는 보석이 진열된 상자라고 한다면, 상자에 감탄해서 보석을 못 보는 일이 없게 합시다. (p. 52)

오늘날 성령의 인격과 사역에 대한 많은 논의가 오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다룬 본문은 성령에 대한 성경 말씀 중 한 단락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나는 한 가지만 묻겠습니다. 여러분이 성령에 대해 가지고 있는 교리 안에 오늘 본문이 들어갈 여지가 있습니까? 예수님은 성령을 “진리의 영”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성령께 진리는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물론 성령은 거룩의 영이시기도 하고, 사랑의 영, 능력의 영이시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분이 여러분에게 진리의 영이십니까? 우리가 공부한 구절들에 따르면 성령은 진리에 아주 깊이 관련되어 계십니다. 성령은 진리를 탐구하시고, 드러내시고, 전파하십니다. 우리의 생각을 깨우쳐 진리를 이해하게 하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진리를 가볍게 여기지 마십시오! 신학을 무시하지도 마십시오! 여러분의 지성을 멸시하지도 마십시오! 그렇게 한다면, 여러분은 진리의 성령을 근심케 하는 것입니다. 이 장의 본문을 통해 성령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p. 79-80)

이제 가정과 교회에서 성경에 그 합당한 권위를 부여합시다. 이렇게 하는 것은 우리가 성경을 숭배하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이 성경을 통해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다시 듣게 될 때, 교회는 갱신되고 개혁되며 부흥할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언제나 의도하셨던, 칠흑 같은 어둠을 밝게 비추는 빛이 될 것입니다. (p. 100)

2015년 10월 27일 화요일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 북토크가 열립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한국교회탐구센터, IVP가 함께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북토크를 엽니다. 
한국 교회의 중대한 문제인 가나안 성도 현상을 이해하고 해결해 나가는 데 
꼭 필요한 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일시: 2015년 11월 9일(월) 오후 7시 30분 (7시에서 30분 늦춰졌습니다)
장소: 은혜와선물교회(지하철 2호선 강변역 테크노마트/프라임센터 14층)

사회: 남오성 목사(일산은혜교회)
발표: 정재영 교수(저자, 실천신학대학원)
대담: 김기석 목사(청파감리교회), 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

주최: 기독교윤리실천운동, 한국교회탐구센터, IVP
후원: 뉴스앤조이, 청어람ARMC, 은혜와선물교회


* 현장에서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과 관련 도서를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좌석 배치, 간식 등 행사 준비를 위해 사전 등록을 부탁드립니다(참가비 무료).


2015년 10월 16일 금요일

교회에 사람이 줄고 있다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

10월 14일! 화제의 신간,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이 출간되었습니다.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
가나안 성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정재영 |147*220 | 224면 | 12,000원


그리스도인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아아, 한국 교회,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비단 기독교인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이면 삼척동자도 다 아는, 검증조차 필요 없는 자명한 사실입니다. 개신교 인구는 (흔히 말하던) 1천만명에 훨씬 못 미치는 860만여 명으로, 우리나라 3대 종교 중 유일하게 감소세로 돌아선 기독교.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종교 단체로서의 교회는 떠났지만 여전히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는 사람이 꽤 많다는 점입니다.



가나안 성도는 누구인가?

단지 신앙의 심각한 회의를 가진 사람들뿐 아니라, 다니던 교회가 마음에 들지 않아 새로운 교회를 찾는 사람, 좋은 교회를 찾아다니다가 결국 포기하고 홀로 예배를 드리는 사람, 교회에 출석하지 않고 주중에 신우회 같은 모임을 갖는 사람 등 한국 교회에 “가나안 성도”가 이미 1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이들은 왜 교회를 떠났을까요?
한국 교회는 이런 가나안 성도 현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응답해야 할까요?

한국의 개신교회를 종교 사회학적으로 연구해 온 저자 정재영 교수(연세대 사회학과, 동 대학 사회학 박사)는 수년 전부터 가나안 성도 현상(신실한 신자들이 교회를 ‘안 나가’는 현상)에 주목해 왔고, 그동안 이와 관련된 여러 편의 학술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가나안 성도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와 심층 면접 조사를 통해, 이 책에서 그들이 누구이고, 왜 교회를 떠났으며, 그들이 현재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상세히 밝혔습니다.

@www.prestigeresearchph.com

여기에 주요 사회학 이론들과 선행 연구들을 통해 이러한 신자들의 이탈 현상을 어떻게 사회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가나안 성도 현상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들을 망라하여 소개함으로써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독자들이 진지한 탐구와 대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한국 교회는 가나안 성도들이 제기하는 문제 앞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또 어떻게 스스로를 개혁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요?



"찾는이"들이 많이 찾는 나들목교회의 김형국 대표목사님이 이렇게 추천해 주셨네요.

"가나안 성도 현상을 이해하려면 사회학적 연구와 신학적 성찰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데, 저자는 이에 꼭 필요한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이 논의에 대한 단단한 축을 먼저 세웠다. 가나안 성도 문제에 대한 실천적 대안이 절실한 이때에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다."

그 외에도 박영신 교수(연세대 사회학과), 조성돈 교수(실천신대), 지성근 소장(일상생활사역연구소), 양희송 대표(청어람ARMC)께서 추천해 주셨습니다.



| 차례 |

머리말
1부 가나안 성도란 누구인가
1. 가나안 성도의 등장
2. 교회를 떠나는 이들
3. 강요받는 신앙
4. 소통 단절
5. 신앙과 삶의 불일치
6. 나름대로의 신앙 방식
7. 가나안 성도들의 교회

2부 가나안 성도 현상에 대한 이해
8. 탈현대와 소속 없는 신앙
9. 세속화와 가나안 성도
10. 공동체와 조직
 

맺음말

부록 1 설문 조사 문항
부록 2 심층 면접 문항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는 데 한 가지 원인만 있지 않듯, 가나안 성도 현상에 대응하는 데 한 가지 정답이 있는 건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혹은 우리)이 교회를 외면하는 이유를 잘 파악하고 우리(혹은 교회)가 조금씩 대답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의미 있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 많이들 찾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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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 북토크 안내


기독교윤리실천운동, 한국교회탐구센터, IVP가 함께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북토크를 엽니다. 
한국 교회의 중대한 문제인 가나안 성도 현상을 이해하고 해결해 나가는 데 
꼭 필요한 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일시: 2015년 11월 9일(월) 오후 7시 30분
장소: 은혜와선물교회(지하철 2호선 강변역 테크노마트/프라임센터 14층)

사회: 남오성 목사(일산은혜교회)
발표: 정재영 교수(저자, 실천신학대학원)
대담: 김기석 목사(청파감리교회), 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

주최: 기독교윤리실천운동, 한국교회탐구센터, IVP
후원: 뉴스앤조이, 청어람ARMC, 은혜와선물교회
좌석 배치, 간식 등 행사 준비를 위해 사전 등록을 부탁드립니다(참가비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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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은 IVP 직영서점 산책에서 가장 먼저 만나보실 수 있고,
여러 지역 기독교 서점과
YES24, 교보문고, 알라딘, 인터파크, 반디앤루니스 등 주요 온라인 서점,
갓피플몰, 라이프북 등의 기독교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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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는 가나안 성도를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생각과 문제의식에 많이 공감하였고, 그들 내면의 상처와 어려움에 연민의 정을 느끼기도 했다. 어쩌면 나 자신도 가나안 성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다. 그렇다고 그들을 동정의 대상으로 여길 필요는 없다. 그들 중 일부는 상처와 좌절을 딛고 새로운 신앙 운동을 모색하기도 한다. 이러한 시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나는 그것이 한국 교회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교회다움을 회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확신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불편해질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국 교회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 거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치부는 덮는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문제를 정확하게 알고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변화를 일으켜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머리말 중에서)

 
터뷰에서 만난 대부분의 가나안 성도들은 이러한 과정에서 제대로 관심을 받지 못하였고, 때로는 상처를 받기도 하였다. 나름대로 일리 있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고 깊은 고민에 빠졌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줄 사람이 교회 안에는 별로 없었다. 이런 문제에 대하여 질문을 하면 신앙이 없는 사람처럼 취급당할 뿐만 아니라 죄악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말문을 열기조차 어려웠다.

  또 다른 모태 신앙인이자 체육대학에 다니는 현재 씨는 가나안 성도에 대한 연구 소식을 듣고 페이스북을 통해서 직접 연락을 해 왔다. 위선을 벗어 버리고 올바른 신앙을 삶에서 실천하기 위해서 나름 고민했지만, 명문 대학에 다니는 청년부 지체들은 그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려하지 않았다. 목사님은 늘 바빠 보여서 가까이 하기 어려웠다. 결국 그는 쫓겨 나오듯이 교회를 나왔다. (p. 40)


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들이 교회를 떠나게 된 이유다. 이것은 가나안 성도의 정체성과도 관련이 있다. 가나안 성도들이 단순히 기성 교회가 싫어서 떠난 사람들인지 아니면 교회라는 제도나 조직 자체를 거부하는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한 이들에 대한 목회적 대안과도 직결된다. 기성 교회에 문제가 많아서 교회를 떠난 것이라면 기성 교회를 고치고 개혁하면 이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들이 교회 제도 자체를 거부하는 일종의 무교회주의자라면 아무리 교회를 갱신한다고 해도 이들은 교회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p. 46)


나안 성도가 되는 요인으로 주목되는 첫 번째는 1장에서도 보았듯이 ‘강요받는 신앙’에 대한 부담이다. 신앙은 개인의 믿음과 관련된 것이라 강요하거나 주입한다고 해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이러한 신앙의 문제에도 집단주의적인 요소가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신앙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한다든지 자신과 같은 신앙을 갖지 않는 사람들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인터뷰에서 만난 사람들이 기독교 신앙에 친숙하지 않은 초신자들이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면접자 중 절반에 가까운 18명이 모태 신앙이었고, 대다수가 어린 시절부터 신앙생활을 해 온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기독교에 익숙한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신앙을 강요받는 것을 매우 힘들어했다. (p. 62)


와 같이 최근 한국 교회가 극보수화되는 경향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이 교회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들리고 있다. 이것은 미국 교회에서도 이미 겪은 일인데, 로버트 퍼트넘(Robert D. Putnam)은 데이비드 캠벨(David E. Campbell)과 함께 쓴 『아메리칸 그레이스』(American Grace)에서 이 점을 지적하였다. 그는 미국에서 보수 성향 교회들의 세력이 강해지고 점점 정치적으로도 연관성을 가진다는 점을 주목하였다. 미국의 보수당인 공화당은 보수적 성향의 복음주의 교회와 정치, 사회적 공통 이슈를 공유하면서 점차 보수화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퍼트넘은 이런 정치성에 대한 반발로 젊은 층이 교회를 이탈하는 경향이 있음을 강조한다. (p.86)


한 일부 가나안 성도들은 교회는 아니지만 신앙 모임을 찾아서 나가기도 한다. 이것은 앞의 통계 조사 결과에서 보았듯이 전체 가나안 성도들의 1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하는 적은 비율에 불과하지만, 최소한의 신앙생활을 유지하면서 이상적인 교회를 찾으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기남 씨는 집 근처의 신앙 모임에 가끔 나가는데, 이 모임은 목회자 몇 명으로 이루어졌다. 현재는 목회를 쉬고 있는 목회자 몇 사람이 주일에 모여서 격식 없는 형태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기남 씨는 이 모임에 나가서 기성 교회에서는 꺼낼 수 없는 민감한 문제들, 마음속 깊이 가지고 있던 고민들에 대해서 털어놓으며 자신만의 신앙을 찾아가고 있다. (p. 117)


나안 성도 현상은 우리 사회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이미 20년 전에 교회를 떠난 사람들에 대하여 연구한 바 있는 영국의 종교 사회학자인 그레이스 데이비(Grace Davie)는 영국에서 교인 수가 감소하는 것을 기독교의 쇠퇴와 동일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영국에서는 성공회가 국교이고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기독교인이지만, 주일에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흔히 알려졌듯이 거대하고 웅장한 교회 건물이 주일에도 텅텅 비고 일부는 식당이나 술집으로 바뀌었을 정도다. 그러나 이렇게 세속화한 영국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많은 사람이 여전히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고, 교회는 안 나가도 하나님은 믿고 있으며 대다수는 확신은 없어도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여긴다. (p. 147)


회 제도화에 저항하는 가나안 성도들을 섣불리 교화하려 하거나 제도권으로 흡수하려 하기보다는 그들의 영적인 욕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것을 기성 교회에서 수용함으로써 교회를 갱신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미국의 기독교인들이 교회를 떠나는 과정과 이들이 교회 밖에서 신앙을 추구하는 것에 대하여 연구한 앨런 제미슨(Alan Jamieson)의 조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복음주의, 오순절, 은사주의 교회를 떠난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교회가 떠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줌으로써 교회 없는 신앙(a churchless faith)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교회를 떠난 이들을 기성 교회로 오게 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교회를 떠난 상태에서라도 신앙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 부각된 구도자에 민감한(seeker-sensitive) 교회뿐만 아니라 교회 이탈자에 민감한(leaver-sensitive) 교회와 교회 이탈자들이 안전하게 탐구할 수 있는 경계 집단들(liminal groups)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p. 193)